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성적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타순이 문제의 원인은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의 타격감이 계속 들쭉날쭉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초이스는 9일까지 14경기에서 타율 2할4푼1리,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7개를 얻었는데 삼진은 무려 13개다. 장타율(0.407)과 출루율(0.344)도 영 좋지 않다.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타격 지표가 크게 하락했다. 초이스에게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초이스는 지난해 예상 밖의 맹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대니 돈의 대체선수로 7월 막판에 합류해 46경기에서 3할7리에 17홈런, 42타점, OPS 1.041을 찍었다. 경기수가 적긴 했지만, 이 정도 성적을 낸 선수와 다시 손을 잡지 않을 팀은 없다. 

그런데 시즌 초반 이런 선택이 과연 맞았을까하는 의문이 조심스레 떠오른다. 초이스가 중심 타선에서 좋은 찬스를 번번이 놓치는 바람에 공격이 끊기고 있다. 그가 찬스에서 몇 차례 해결해줬다면, 최소 2승 이상은 따낼 수 있었을 것이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지난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나왔다.  

이날 초이스는 3안타를 때렸다. 5번으로 타순을 내린 뒤 네 번째 경기다. 하지만 클러치 능력이 아쉬웠다. 3-4로 뒤진 9회말 1사 3루에서 3구 삼진을 당했다. KIA 마무리 김세현의 빠른공 3개에 맥없이 무너졌다.  

물론 3안타를 친 초이스에 앞서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4번 타자 박병호를 우선 언급해야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초이스의 이야기를 하는 건 장정석 감독의 타순 변화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이스의 타순을 2번과 3번 사이에서 고민하던 장 감독은 최근 5번으로 내렸다. 초이스는 5번에서 그런대로 타격이 나아지긴 했다. 그러나 팀 득점은 그다지 나아지지 못했다. KIA전 3연전 스윕패에서 나타난 결과다. 초이스를 살리는 동시에 팀 득점력까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