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는 14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훈련 소집 명단 발표를 하는 가운데 주목받는 두 수비수가 있다. 상주 상무의 레프트백 홍철과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의 센터백 김영권이다. 기존 수비수들의 부상에 따라 둘이 강력한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홍철은 김진수의 재활과 맞물려 있다. 김진수는 지난 3월24일 한국-북아일랜드전에서 전반 도중 왼 무릎 내측 인대 부상을 당해 아웃됐다. 5주 진단을 받아 재활에 전념했고, 최근 러닝을 소화하며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꿈을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한 달 넘게 쉬었다는 점은 핸디캡이다. 월드컵을 위해 몸을 끌어올리다가 부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신 감독은 14일 명단 발표 때 김진수와 경쟁할 수 있는 또 다른 왼쪽 수비수들의 발탁을 고려하고 있다. 김민우가 유력한 상황에서 홍철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신 감독은 김진수가 다친 뒤 일본으로 건너가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는 윤석영을 관찰한 적이 있다. 이어 홍철도 봤다. 홍철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홍철은 신 감독이 지켜봤던 지난 달 14일 수원전에서 김호남의 추격골을 돕는 등 공·수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김영권은 김민재의 갑작스런 부상 때문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권은 신 감독 부임 직후 열린 지난해 8~9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김민재와 센터백 콤비를 이뤘다.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 해 12월 동아시안컵 멤버에 빠지더니 올 1월 터키 전지훈련 및 A매치에서도 중용되지 않았다. 러시아행이 거의 물 건너가는 듯 했으나 신 감독은 관찰 대상에서 그를 빼지 않았다. 중국 장쑤에서 코치를 했던 김남일 대표팀 코치를 파견, 김영권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 2일 대구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깁스를 한 채 뼈가 붙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뼈는 물론 인대까지 다쳤을 경우, 김민재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 가능성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에 김영권의 이름이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김영권은 8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 톈진 취안젠과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0-0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지난 달엔 슈퍼리그에서도 4경기를 전·후반 90분 모두 뛰었다.

신 감독은 14일 최종엔트리 23명에 2~3명을 더 뽑아 부상 선수의 몸 상태, 대체 선수의 컨디션을 비교, 내달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A매치 뒤 23명을 확정짓는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