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해, 유로 2016 종료 이후 신속하게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CSKA 모스크바 소속의 선수들만을 고집했던 前 슬루츠키 감독과 달리, 새로 부임한 체르체소프 감독은 CSKA 모스크바, 제니트, 로스토프, 크라스노다르 등 다양한 클럽의 인재를 기용하는 '탕평책' 을 펼치며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세대교체의 진통은 피할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선수단 개편, 새로운 전술에 대한 적응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재 체르체소프호의 경기력은 들쭉날쭉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다가오는 아르헨티나와의 맞대결은 승패에 연연하기보단, 내년에 있을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한 실험 경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체르체소프 감독은 부임 이후, 4-4-2, 4-2-3-1, 3-1-4-2, 3-4-3 등 다양한 전술을 가동시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아르헨티나가 힘과 높이를 앞세우는 팀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희망적인 요소. 실제로 최근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처럼 투박한 성향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러시아는 자국의 척박한 잔디로 인해, 전통적으로 '세밀한 패싱 플레이' 보단 '몸으로 부딪히는 축구' 로 승부하고 있는 국가이다. 힘과 높이에 있어선 아르헨티나보다 훨씬 더 나은 면모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이기에, 어느 정도 운만 따라준다면 큰 점수 차의 패배만큼은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가장 큰 강점은 '현역 최고의 축구 선수' 로 칭송되는 리오넬 메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 시즌에도 메시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메시는 이번 시즌에 치른 열일곱 번의 공식 경기에서 무려 열여섯 번의 득점과 다섯 번의 어시스트라는 믿기 힘든 공격 포인트를 생산해냈다. 그리고 특유의 강점인 드리블 능력 역시 여전히 압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메시의 경기당 드리블 돌파 성공 횟수는 무려 여섯 번인데, 이는 라 리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드리블 돌파 성공 횟수를 기록하고 있는 비에라보다 무려 두 배 더 높은 수치이다. 메시의 활약은 단순히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주효하게 작용되고 있다. 실제로 메시는 최근에 치른 일곱 번의 A 매치에서 다섯 번의 득점과 두 번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즉, 경기당 평균 한 개씩의 공격 포인트를 꾸준히 생산해낸 셈이다. 압도적인 기량을 갖춘 메시를 보유하고 있기에, 아르헨티나는 부실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의 수비 조직력을 잘 공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삼파올리 감독 부임 이후 빠르게 정비된 수비 조직력도 주효하게 작용될 것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삼파올리 감독 부임 이후에 치른 여섯 번의 공식 경기에서 무려 네 번의 클린 시트를 창출해냈다. 실점을 허용한 횟수 역시 두 번밖에 없다. 팀 자체의 흐름 역시 크게 나쁘지 않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삼파올리 감독 부임 이후에 치른 모든 공식 경기를 무패로 장식했다. (총 전적 6전 3승 3무)

이번 경기는 양 팀 모두 동기부여가 부족한 친선 경기이긴 하다. 그래도 한 쪽을 택해야 한다면 아르헨티나가 좀 더 구미가 당긴다. 아르헨티나는 '현역 최고의 축구 선수' 인 메시를 보유했고, 수비 조직력 역시 삼파올리 감독 부임 이후 빠르게 개편되었다. 결정적으로 러시아는 내년에 있을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해, 승패에 집착하기보단 전술 실험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