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여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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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간 여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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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간 여자 9


“나 배 아픈 것 같아.” 

아내가 이런 식으로 칭얼대는 일은 거의 없다. 더구나 이번처럼 내가 그걸 모른 척 무시하는 경우는 이제껏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이게 최선이다. 


갈 데까지 간 여자 9

“알았으니까 얼른 와서 자자. 내일 일찍 나가야 되잖아.” 

아내는 괜시리 침실안을 서성대지만 내가 이미 침대에 자리 잡은 이상 좁은 방안에서 딱히 할 도리가 없다. 결국 내 곁에 눕는다. 

결국 내가 입을 열고야 만다. 

“안 가도 돼. 자기가 정 불편하면.” 

“그래도 될까? 정말?” 

“알잖아.”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라면 갈 거야. 엠티 다녀와서 첫 세미나잖아. 그때 갔던 멤버들이 고스란히 온대메. 그런 자리에 당신이 빠지면, 이유를 뭘로 갖다붙이든 애들은 그 날 일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당연히 당신이 불편해한다고 생각할 거고, 애들도 애들대로 불편할 거고...... 어색해지겠지. 나라면 그냥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거야. 뭐 그래도 어쨌든 선택은 당신이 하는 거니까.” 

“못됐다, 당신.” 

“뭐가?” 

“뭐가 됐든!” 

원래 바른 말만 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환영받지 못 하게 마련. 나는 방법을 달리하기로 한다. 갓 씻은 아내의 몸으로 손을 밀어넣어 일종의 바디랭귀지를 시작한다. 

“뭐야, 하지 마.” 

“가만있어 봐. 배 아프대메.” 

하지만 내 손놀림은 ‘엄마 손이 약손’ 동작으로 시작해, 거기에서 조금씩 더 나아간다. 아내는 몸을 빼는 시늉을 하지만 끝까지 거부하지는 못 한다. 

“이러려고 일찍 자자고 한 거야? 정말......” 

“어떻게 알았어? 울 와이프 생각보다 똑똑하네.” 

“에이 참.” 

아내가 다시 몸을 뒤틀지만, 하다못해 싫다는 시늉을 하는 것조차 뜻대로 되지를 않는다. 

“어, 벌써 이렇게 됐어?” 

“몰라!” 

나는 아내의 옷을 벗긴다. 그녀의 몸이 따뜻하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아내가 안절부절 못 한 건 내일 대학원의 아이들과 다시 마주하는 게 불편해서라기보다, 사실은 그것이 은근히 흥분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는 아내의 다리 사이로 파고든다. 그 안에 얼굴을 묻는다. 

“아니, 괜찮은데...... 그냥 들어와. 벌써......” 

“가만있어 봐.” 

나는 아내의 허벅지를 억지로 틀어쥐고 그곳의 맛을 본다. 그녀의 우물은 빨아도 빨아도 끝없이 물이 나온다. 아내는 결국 장딴지로 내 목을 조르며 허공에 비명을 지르고야 만다. 

갑자기 사방이 조용해지고 아내의 숨 고르는 소리만 가득한 어둠 속에서, 나는 슬그머니 입가에 묻은 것을 훔치며 아내의 머리를 내 겨드랑이 쪽으로 인도한다. 

“어떡해, 나만...... 자기는?” 

“응, 괜찮아. 좋았어?” 

“좋았는데, 자기도 해주고 싶어. 내가 올라갈까?” 

“아니. 괜찮으면 입으로 해줄래?” 

아내가 내 바지춤을 내린다. 그리고 이미 겉물로 끈끈해진 것으로 입술을 가져온다. 

평소에는 거기에 입김을 불어넣고, 손으로 흔들거나 약올리면서 시간을 끌곤 했는데, 오늘은 아내도 성질이 급하다. 곧장 내 것을 빨아들이고, 그 흡인력이 제법 강하다. 

나는 눈을 감는다. 

내 경우 사실 오랄을 그렇게 즐기지는 않는다. 전희로는 좋지만 입으로 해주는 것만으로 끝까지 가는 일은 잘 없었다. 어느 쪽이냐면 역시 아내의 질구 쪽이, 강하게 조이면서도 찹쌀처럼 부드러운 그 안의 속살이 훨씬 느낌이 좋은 거다. 하지만 이 날은 내 것을 애무하는 아내의 입놀림을 그저 눈 감은 채 만끽한다. 

그래, 솔직히 고백하자. 나는 아내의 입술과 혀를 빌려 일종의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 눈앞의 아내와 성관계를 나눈다기보다, 내 성기에 느껴지는 감촉을 다른 상상과 교환하는 중이었다. 

눈을 감으면,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내 아내가 떠오른다. 그녀는 대학원 학과의 홍일점이다. 

그곳의 독신 남자들에게 공유되는 홍일점이다. 

엠티 날, 밤에 아내의 이부자리로 맨 먼저 기어들어온 건 찬희였다. 그들은 팬티 한 장씩만을 걸친 채 술을 마셨었다. 나이가 들면서 한층 커지고, 대신에 조금은 아래로 늘어졌지만(피부에 탄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싸이즈와 무게를 감당하지 못 해서이다) 더없이 부드러운 그녀의 젖가슴을 보았고, 그곳의 유두가 잔뜩 발기된 것을 남자들은 똑똑히 보았다. 그런데도 그들은 곧장 아내를 덮치거나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선후배로 지냈던 타성이란 게 있고, 너무 쉽게 반나를 드러내는 상황이 오히려 이상한 비현실감 속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지 못 하게 만들었다. 모든 내막을 아는 찬희도 모른 척 그들이 이부자리를 펼치고, 아내가 거진 벗은 몸을 이불 속에 감추어버리는 것을(그리고 남자들은 알게 모르게 의미불분명의 한숨을 짓는 것을) 내버려두었다. 그러다가 불이 꺼지고 사위가 어색한 정적으로 꽉 찼을 무렵에야 행동을 개시하였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인 양. 

찬희는 당당하게 이불 속 아내의 몸 위에 자기 것을 포개었다. 그 역시 팬티 차림이었다. 그들의 맨살이 서로 미끄러졌다. 아내는 그냥 고개를 돌려 버렸다.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방안 남자들이 아무도 잠 들지 않은 채 이쪽에 시선을 두고 있단 걸 찬희도 아내도 잘 알았다. 

찬희는 이불 안에서 제 팬티를 벗어 보란 듯이 이불 밖으로 꺼내 던졌다. 이어, 아내가 몸에 두르진 않았어도 어떤 보험처럼 이불 안에 챙겨두었던 브레지어가 던져졌고,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것 같은데, 날아간 브레지어가 용민이의 이불 위에 떨어졌다. 용민이는 그것을 집어 챙길까 한참을 고민하다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쪽을 선택하였고. 

그리고 찬희는 이불 속 아내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아내는 너무 어색하고 창피해서, 오히려 고분고분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그들이 뒤엉켰다. 그들이 서로의 입안을 맛보는 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생생히 들렸다. 여기저기서 남자들은 마른 침을 삼켜댔다. 벌거벗은 남녀의 살갗들이 이불 안에서 들썩들썩하고. 

찬희가 마침내 아내의 몸 안에 들어갔을 때, 헉, 하는 아내의 탄성이 그 사실을 알렸을 때 남자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내는 얼마 안 가 끝까지 올라 버렸다. 찬희가 그녀 안으로 펌프질을 해대는 방안에는 네 명의 남자들(한 명은 그녀보다 선배, 나머지는 후배)이 숨도 크게 쉬지 못 하면서 그렇게 들썩대는 이부자리를 노려보는 중이고, 아내는 그 안에서 차마 크게 소리를 낼 수 없어서 입술을 깨물고 비명소리를 허파로 삼킨다. 찬희는 그녀의 위에서 그녀가 입술을 깨물고, 그의 어깨를 꼬집고, 허벅지가 바르르 떨리면서 몸 안에 뿌리박은 그의 성기를 바이스처럼 조이다가 그만 힘을 놓아버리는 걸 빤히 내려다본다. 

절정의 순간 찬희는 자기 것을 최대한 아내 안으로 깊숙이 박아 넣은 채 동작을 멈추었다. 그리고 아내가 힘을 풀자 땀이 맺힌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 후 슬그머니 이불에서 몸을 꺼내었다. 아직 사정하지 않은 그의 성기는 빳빳이 천장을 향하였고, 이불 바깥으로 드러난 엉덩이를 다른 남자들이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찬희는 옆자리 용민이의 어깨를 슬그머니 건드렸다. 찬희는 평소부터 용민이랑 친했다. 용민이는 무엇에 홀린 양 몸을 일으켰다. 찬희는 벌거벗을 몸을 이부자리에서 꺼내면서, 일부러 아내의 하체 쪽은 이불로 덮어주지 않았다. 그녀의 벗은 다리가 어슴푸레 드러났고, 바로 그쪽으로 용민이는 팬티 바람인 몸을 가져갔다. 

실로 눈 깜짝할 사이에 찬희와 용민이는 서로 자리를 바꾸었다. 용민이가 찬희의 자리를 차지한다. 부끄러움과 어색함으로 몸이 굳어버린 아내의 몸을 함부로 점령해 버린다. 

용민이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아내는 눈 감고 귀 막아 버리고픈 심정이다. 용민이는 아내와 얼굴을 마주하기가 쑥스러웠는지 제 친구가 한참을 헤집고 간 아내의 질구로 얼굴을 들이민다. 

“그러지 마.” 

아내가 황급히 말한다. 용민이는 당황해서 그 자리에 굳어 버리지만. 

“그냥 들어와. 그냥......” 

용민이가 알아들었다는 듯 그녀의 상체로 올라간다. 아내는 쑥스러운 나머지 그냥 그 어깨를 안아 버린다. 그럼으로써 서로 눈이 마주치는 걸 피할 수 

있다. 

용민이의 것이 아내의 질구로 진입한다. 용민이의 물건은 워낙 길어서, 그는 습관적으로 엉덩이를 좀 뺀 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 그의 어깨를 아내가 끌어당긴다. 허벅지를 움직이고, 은근히 등짝을 어루만져 그의 것이 깊숙이까지 들어오게끔 유도한다. 용민이가 본능적으로 허리를 퉁기고, 그의 길다란 물건이 아내 안으로 깊이, 깊이 파고든다. 아내는 너무 긴 것이 함부로 몸 안에 들어오매 안쪽이 뻐근해옴을 느끼지만, 용민이의 몸이 멀찌감치서 자신을 내려다본다는 게 견딜 수 없다. 그래서 다소 무리가 될 정도로 그의 물건을 깊이 받는다. 길고 뾰족한 것이, 일찍이 아무 것도 들어온 적 없는 처녀지로 뚫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용민이는 오래 버티지 못 한다. 아내가 축 늘어진 위로 다시금 자리를 바꿔 들어온 태준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태준이의 경우 그녀의 구멍을 쉽게 찾지 못 해서 결국 아내가 손으로 그것이 들어올 자리에 안내해 주어야 했다. 아내의 손길이 인도해주는 곳에는 용민이의 정액이 이미 축축하게 범벅이 되었을 것이고...... 뜨겁고 미끌대는 안에서 태준이는 도저히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 그들이 정액을 쏘아 넣는 내 아내의 질구를 떠올리며 눈앞이 새하얘지는 나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입안에서 끝없이, 끝없이 폭발한다. 아내는 엠티 날 그들의 것을 받아주었듯 내 것을 다, 남김없이 몸 안으로 빨아들여 준다. 

그렇게 엄살을 피워놓고선 정작 다음날 아내는 새벽같이 일어났다. 그녀가 새벽같이 일어난 걸 어떻게 아냐 하면, 먼저 일어난 아내가 자명종이 울리고도 뒤척일 뿐 요지부동인 내 귓불을 할짝할짝 깨물어대었기 때문이다. 바깥이 아직 깜깜한 것을 보고 아내가 지나치게 부지런 떤 것을 알았다. 

그래도 일단, 습관대로 아내 가슴에 얼굴을 부벼댄다. 이건 우리 부부사이 일종의 의식으로(아니, 나만의 의식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없으면 나는 도무지 하루를 시작한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아내가 먼저 일어나 나가는 날이라도 일단 그 전에 날 깨워서 이 짓을 하게 해 줘야 한다. 

그런데 이 날은 부비는 아내의 가슴팍이 맨살이다. 아내도 그냥 내 어리광을 받아주는 게 아니라 슬그머니 뒤통수를 껴안아온다. 나는 아내의 벗은 젖꼭지로 입을 가져간다. 

그녀의 젖꼭지가 내 이빨 사이에서 기지개를 켠다. 

“하고 싶어? 또? 어제 그렇게......”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 그냥 잠깐만.” 

전날 잔뜩 사정하고 곧장 잤기 때문에 당장 뭔가를 하고 싶거나 하지는 않았다. 비비적대는 내 동작에 꿈틀꿈틀 반응하는 아내의 살결 쪽이 오히려 뭔가를 아쉬워하는 눈치다. 

“하지 마. 좀.” 

내가 뭘? 은근슬쩍 벗은 가슴에, 허리에 내 입이니 손이니를 끌어당기는 주제에! 사소한 자극에도 몸을 뒤트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나도 하고 싶어지잖아.” 

“그래?” 

나는 의뭉스레 그녀의 궁둥이로 손을 뻗는다. 

“자기 때문이야. 괜히 어젯밤에 날 건드려 놔 가지고.” 

“참 그랬지. 당신은 입이나 손으로는 만족 안 되지.” 

나는 킬킬대며 아내의 음부로 손을 뻗고 지분대지만, 아직 잠도 덜 깬 상태이고 아랫도리도 말랑말랑한 채다. 아내도 그걸 눈치 챘는지 툴툴대며 내 손을 치우는 시늉을 한다. 

“잠깐만.” 

나는 장난스레 아내한테 치근대며 기어이 팬티 안에 손을 넣는다. 어이쿠, 그 안이 이미 촉촉하다. 아내의 그곳이 특히나 도톰해지고 물이 많아지는 주간이 따로 있는데, 그게 아직 안 끝났던가? 

“하지 마. 약만 올리려고.” 

“가만 좀 있어 봐.” 

나는 반쯤 잠이 달아나서는 아내의 음핵을 꼬집고, 그녀의 손을 내 바지춤으로 끌어당긴다. 

삼십대, 이젠 혈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어쨌든 아침인지라, 아랫도리가 조금씩이나마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어 좀 딱딱해진다. 제법이네.” 

“빨아 줘.” 

아직도 잠이 다 깨지 않은 나는 역시나 본격적인 모드보다는 부비부비 모드로 돌아가고 싶어서 칭얼댈 따름인데. 

“싫어. 안 해줄래.” 

그러더니 아내가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내가 놀랄 사이도 없이 이불을 들추고는 내 바지를 끌어내린다. 그리고 곧장 내 위에 올라타 버린다. 

내 성기는 아직 완전히 발기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그것을 흔들어 자기 것 사이에 비벼댄다. 내 것이 준비되지 않은 데 반해 아내의 것은 완전히 준비가 되었다. 반밖에 발기되지 않았음에도 내 것은 아내의 질구로 미끌대며 들어간다. 아내가 내 위에 걸터앉은 채 허리를 곧추세우고, 그녀 안에 들어간 내 것을 눈 감은 채 음미한다. 

이렇게까지 하는 데야 어쩔 수가 있나. 내 성기가 그녀 안에서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내가 허리를 움직인다. 그녀의 속살이 채근하듯 내 것을 조이고 깨물어댄다. 

아내는 결국 저 혼자 움직이다 내 위에서 파르르 몸을 떨고 무너져 버린다. 놀랍도록 빨랐다. 나는 내 가슴팍에 무너진 아내의 상체를 껴안는다. 

그렇게 한참을 포개진 채 있었다. 창밖 하늘이 새까만 빛에서 푸릇푸릇한 색깔로 바뀌기 시작한다. 나는 그 색채가 참 아름답다고, 새삼 생각한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면 좋겠다. 이대로 아내와 한 몸인 채. 

“준비해야겠다.” 

아내가 몸을 일으킨다. 

“좋았어?” 

“응.” 

아내가 멋쩍게 고개를 끄덕이지만. 

“근데 당신도 되면 좋았을걸.” 

내 성기는 아내의 분비물로 푹 젖은 채 다시금 말랑말랑해졌다. 

“좋았는데...... 당신이 같이 한 것만큼 좋지는 않았어.” 

“같이 한다는 게, 사정 말이야?” 

“응. 당신이 내 안에 해 주었으면 퍼펙트였을 텐데.” 

요즘 들어 아내는 남자가 자기 안에 사정을 해 주어야 진짜 끝까지 간다고 했다. 나는 그걸 서비스정신의 발로라고 놀려댔고. 

“이따가 하자. 이따가 일 끝나고 나서...... 자기도 학교 다녀와야 하니까. 이따 밤에...... 많이많이 싸줄게!” 

이런 식의 천박한 표현에 아내가 등짝이라도 한 번 후려갈겨 줄 줄 알았는데. 

“응. 많이.” 

그녀는 오히려 살짝 얼굴을 붉히며 수긍을 한다. 

“많이 많이 싸 줘야 돼. 나한테.” 

나는 내심 아연해진다. 

아내가 욕실로 가고, 아직 일 나갈 시간에 여유가 있는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생각을 했다. 아내 역시 이제 삼십대, 나처럼 그녀도 달라졌다. 그녀는 왜 저렇게 흥분하였을까? 무엇이 그녀를 저렇게 젖게끔 만든 걸까? 

오늘은 아내가 간만에 학교로 가서, 엠티 날을 함께했던 선후배들과 마주하는 날이다. 그들은 얼마 전 사이좋게 아내를 나누어가졌다. 아내는 이제 학교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그들과 만나야 한다. 그들이 빤히 아는 그녀의 맨몸을 평상복으로 살짝 가린 채. 

아내는 그들이, 다시금 그녀에게 ‘많이 많이 싸줄’ 것을 욕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이날따라 외출 준비를 특히 공들이는 아내를 보며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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