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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내 연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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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내 연애 5


박과장은 집으로 가는 길에 골똘히 궁리했다.


즐거운 사내 연애 5

보안 카메라에 드러 나지 않게 맘편히 정주임과 놀 수 있는 자신의 보안 수단을 만들어야 했다.

"자판기에 한 것처럼 할 수는 없고... 그래 소리라도 나면 알 수 있겠구나!"

박과장은 용산으로 가서 여기 저기 상가를 뒤졌다.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 문을 닫으려고 준비를 하는 가계가 많이 보였다.

무선 장비를 파는 가게는 많지 않아서 상가 안내 표를 따라 가장 가까운 가게로 들어 갔다.

"어서오세요."

"저.. 원격 녹음 장치 같은 거 있나요?"

"아. 도청 장치요?"

"아니 몰래 하려는 건 아니구 방범용으로 쓰고 싶은데. 뭐 크기가 작으면 좋긴하겠네요."

"이런 거 찾으시나요?"

주인이 들고 나온 것은 엄지손 만한 원격 마이크에 군용 워키토키 같은 수신기의 제품이다.

"음 이정도면 서랍에 넣어 놔도 되겠군."

"이건 얼마나 하나요?"

"이제 문 닫을려고 했는데 운좋게 오신 거니까. 싸게 40만 주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싸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수신 거리는 얼마나 되나요?"

"한 50 메타 정도 됩니다."

주인 귀찮게 한다는 듯 퉁명하게 대답한다.

"음..."

"한번 켜보시던가요."

"그러면 멀리 가서 테스트 해보고 싶은데. 해도 되나요?"

"그럼 마이크를 멀리 두고 오세요."

박과장은 가게 밖으로 나가서 3층으로 올라 간 후 복도의 문이 닫힌 가게를 찾아 거기 셔터 아래에 마이크를 숨겼다.

3층은 손님들은 별로 없고 가게 점원들이 수레와 짐을 나르며 우당탕 거리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가게로 돌아온 박과장은 수신기를 켜고 볼륨을 서서히 올렸다.

사람들 웅성이는 소리와 수레 소리 짐 내리는 소리가 제법 들렸다.

"이거 위에 가게 주인한테 잠시 맡아 달라 한 건데. 주인 아줌마 목소리가 잘 안들리네요."

물론 거짓말이다.

"뭐 성능이 아주 좋진 않아요. 그런건 비싼데... 싼거 찾으시면 이거 보단 안 좋고..."

"그럼 이거 살테니 5만원만 깎아주세요."

"그건 내가 너무 손핸데..."

"네 알았음다."

박과장이 문을 열고 나가자. 주인이 외친다.

"3만원 빼드릴게."

박과장은 다시 들어가 계산하고 마이크를 회수해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을 향했다.

길거리에는 좌판이 벌려져 있는데 남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DVD를 팔고 있었고

여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악세사리를 팔고 있었다.

박과장이 악세사리 좌판으로 가서 둘러 보니 전통 자게 느낌의 제법 고급스러운 것들이 보였다.

나중에 요긴할 것 같아서 제일 비싸 보이는 걸로 종류별로 5개를 사서 집으로 돌아 왔다.

다음날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출근한 박과장은 사람 눈에 뜨지 않게 마이크를 숨길 곳을 살폈다.

CCTV에 이상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천천히 어슬렁 거리며 엘리베이터로 가면서 곁눈으로 벽을 훑었다.

소화전의 손잡이 안으로 마이크를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담배를 한대 피고 모니터룸에 온 박과장은 양면 테이프를 마이크에 붙인 후 소화전 손잡이를 잡는 척하며 마이크를 안쪽에 붙였다.

그리고는 그길로 2층 사무실로 올라왔다.

아마 오늘 오전은 정주임과 유대리가 근무이고 오후는 유대리와 내가 근무일 것이다.

혜윤이와 떨어져 있는게 못내 아쉽지만 너무 자주 근무를 서게 되는 것도 사실 걱정이 된다.

박과장은 오전에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판기녀에 대해 알아낼 궁리를 했다.

혹시 회사에서 사진을 업로드 했다면 회사 외부로 나가는 네트워크 장비에 사이트 접속 로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과장은 강부장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내키지 않는 강부장의 요청을 받으러 갔다.

"응 그래 도와주겠다고? 잠깐만 기다려봐."

강부장은 전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호출했다.

"응, 진차장. 내 자리로 와봐."

수화기를 내려 놓고 강부장은 박과장을 보며 씨익 웃었다.

"진차장님은 왜...?"

진희경차장은 3층에 있는 IT센터 소속 해외 인프라 개발팀장이다.

차가운 얼굴에 덤덤한 말투, 회사 여직원들 중에도 별로 친구가 없을 것 같은 타입이다.

유부녀임에도 훌륭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남자들에게도 인기가 없을 만큼 푸석푸석한 성격이었다.

강부장은 박과장에게 일을 넘기면서 일도 덜고 불편한 관계도 더는 일석이조를 얻은 샘이었다.

"응, 진차장 왔군. 박과장이 이번일은 나 대신 자네를 도와 줄 거야. 내가 지금 하는 일에 일손이 좀 달려서 말이야."

"박과장 그럼 수고해."

"아. 네."

박과장은 진차장을 따라 3층에 올라 가서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건네 받고 나왔다.

그리고는 다시 강부장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저 부장님."

"응? 왜?"

"이번에 저한테 부탁하신 거 말고, 제가 따로 공부하는 게 있는데요. 회사 장비를 좀 써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아 그래? 내가 뭘 도와주면 돼?"

"저 그게 보안 장비라 보안 접속 권한이 있어야 해서요."

"그거라면 진차장한테 부탁하지 그래. 그 친구 보안 권한 발급 부책임자야 권한 만들어 줄거야."

"너무 하는군 자기도 할 수 있으면서."

"아니요 그렇게 까지 오래 쓸거는 아니고 제가 담당자도 아니어서 눈치가 보여서..."

"하. 내거 달라고?"

"네. 조용히 쓰고 다쓰면 말씀 드릴게요."

"알았어. 비번은 7 일곱 개로 초기화 할테니까 10분 뒤부터 써."

"넵, 감사합니다."

박과장이 2층 문을 나서는데 핸드폰에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우리 잠깐 만나."

연락처에서는 지웠지만 머리에서는 지워지지 않았다. 이유경의 번호였다.

"나 바빠. 할 말 있으면 문자로해."

한참을 답이 없다가. 1층에서 담배 한대를 다 피워갈 즈음에 다시 문자가 왔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나 다시 오빠 만나고 싶어."

뭘 잘못 했다는 건지... 사실 이별의 이유는 박과장에게 더 큰 원인이 있었다.

이대리도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차장 사건 당시 스트레스가 많았던 박과장의 짜증을 받아주었다가

사건이 종결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자 이대리가 참다 참다 폭발해 버렸고 그렇게 둘은 헤어졌다.

"난 당분간 너 만날 생각 없어. 지금 너무 편하다.

잠깐이라도 할 얘기 있으면 여기 담배 피는 데로 나와.

나 여기 있다. 10분 있다가 들어 갈 거야."

답이 없다.

"안 나오겠지."

슬슬 한대 더 피고 들어가려는데 김선주과장이 걸어 오는게 보인다.

"안녕하세요."

"하이~."

"저 여자는 내가 편한가? 아니면 아무나 다 자기한테 편한 거야?"

김과장이 담배 불을 붙여 한 모금 피우고 말했다.

"박과장님 바빠지겠네."

"네?" "이건 뭔 소리야?"

"진차장님이 자기랑 같이 일하게 됐다고 하던데. 그거 일이 무지 많다면서?"

"아 예, 강부장님이 부탁하신 건데 진차장님 도와드리라고 해서요."

의외로 진차장이 회사에 대화 상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진차장이나 김과장이나 회사에서 좋은 평판이 있는 것은 아니니

비슷한 부류끼리 논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서 박과장은 진차장도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김과장님. 진차장님이랑 친하신가 보네요?"

"뭐 친한 편이지.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크. 몇 안되는 경력모집 입사 동기니까 회사 메신저로 얘기 좀 하는 사이 정도에요."

박과장은 문득 생각이 나서 정주임 주려고 산 머리핀 중 하나를 꺼내 김과장에게 건낸다.

"어머 예쁘다~."

"이거 제가 터키 여행 갔을 때 산 건데. 김과장님 어울릴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

"엉? 이걸 왜 나한테..."

"아 이런 아이템 좋아하실 것 같아서요. 소개팅도 시켜주신다니까. 하하."

"진짜 사귀는 사람 없는 거야? 난 또 나 좋아하는 줄 알았네 크. 알았어 내가 함 알아 볼게."

김과장은 터키에서 사왔다는 말에 혹해서 좋아라 한다.

"나 먼저 들어 가요. 받은 건 소문 안 낼게 크."

"하하. 네."

"뭐 김과장 인맥으로 봐선 내가 선물 줬다는 게 회사에 알려질 건 없고..."

박과장은 나중에 진차장 소식을 들을 생각으로 선물을 준 것이다.

담배 한대를 더 물려는데 저쪽에서 이유경대리가 오고 있었다.

박과장은 불을 붙이려다 말고 기다렸다.

"..."

"잘 지냈어?"

"뭐 회사 생활이 그렇지 뭐 매일 똑 같지.

넌 그동안 누구 사귀는 것 같더니만 왜 갑자기 날 보자 해?"

박과장의 말에 가시가 있었다.

그러나 이대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꾸한다.

"뭐 소개로 잠깐 만나긴했는데 오빠만한 사람 없는 것 같더라고.

나 몇달 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참느라고 힘들었다~."

이대리의 표정에 아픔이 보였다.

그러나 박과장은 못내 외면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너랑 사귄게 나쁘진 않았지만, 뭐 좋았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무 자르듯 칼 같이 헤어진 이후로 나도 맘이 좋지는 않았고...

벗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

이제 좀 편한데 그전처럼 불편해지고 싶지는 않아."

"나 많이 변했어... 이제 다시 만나면 답답하지 않을거야."

"네가 싫다기 보다 그냥 지금 편해서 좋으니까 오다가다 인사는 하고 지네자.

너무 자책하지는 말아.

나 먼저 들어 간다."

"알았어 인사는 하고 지내는 걸로..."

"그것부터 새로 시작하고 싶어 오빠..."

박과장은 속에 있던 말을 다 하고 나니.

뭔가 예전에 담아둔 찜찜함이 가신듯 시원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어가서 한가하게 아이조아넷을 살펴 보다 자판기녀의 두번째 사진을 발견했다.

"R u still finding me?" 라는 제목의 사진에는 쪼그려 앉아 다리를 벌리고 적나라하게

보지를 보여주는 포즈를 취한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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