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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는 애시 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었단 말이야, 이 자식아..”

나는 형이 무슨 말을 하는 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이야, 형. 바로 며칠 전까지도 나와 함께 있었는데...”

형은 내 책상 앞으로 척척 걸어가더니 내 서랍을 꺼내서 엎어버렸다.

미호의 편지들이 바닥에 우수수 쏟아졌다.

“잘 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봐...”

“이거 미호가 보낸 편지들이잖아...”

형은 거친 동작으로 미호의 편지 몇 장을 집어 들었다.

“이게 미호의 편지라구? 눈이 있으면 좀 봐라...우체통에 꽂혀 있던 찌라시들 니가 가져온 거잖아...”

“무슨 소리야? 이게 왜 찌라시야? 편지잖아...”

나는 미호의 편지를 집어 들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런데...그런데...그것들은 형 말대로 미호의 편지가 아니었다.

형 말대로 우체통에 꽂혀 있던 카탈로그들이었다.

“치..이런 것들이 왜 미호의 편지에 섞여 있지?”

내가 이렇게 말하자 형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다른 것들도 다 마찬가지야, 이 자식아!”

형 말이 옳았다. 서랍 속에 들어 있던 것들은 모두 쓸모없는 카탈로그 같은 것 들 뿐이었다.

“형..미호 편지 다 어디에 감췄어? 내가 미호한테서 벗어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 다 알아. 빨리 말해 줘, 제발...”

형은 한 숨을 푹 내쉬고는 말했다.

“미호는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형 말 믿어라.”

“말도 안 돼는 소리 그만 해. 성호한테 확인해 볼 테야?”

나는 그 즉시 성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은 거칠게 내 전화를 빼앗았다.

“잘 들어봐. 이건 있지도 않은 전화번호야. 성혼지 뭔지도 존재하지 않아.”

전화기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전화번호라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뭔가가 잘못되었다.

나는 형 말을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 즉시 집을 뛰쳐나와 달렸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미호와 늘 함께 내렸던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뭐지? 형은 왜 나에게 그런 이상한 말을 하는 거지?’

미호와 첫 키스를 나누었던 공원을 지나 드디어 미호의 집에 도착했다.

단 한 번도 벨을 누른 적이 없던 집...

나는 처음으로 미호의 집 대문에 있는 인터폰의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응답이 왔다.

“누구세요?”

“저 죽은 미호 친군데요.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뭐라구요? 누가 죽어요?”

“미호요. 미호. 여기 살았던 미호요!!!”

“저 여기 10년 째 살아요. 미호라는 사람은 우리 집에 산 적이 없습니다.”

“잠깐 대문 좀 열어주세요. 꼭 드릴 말씀이 있어요.”

“자꾸 이러시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가세요.”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느낌이었다.

다음 날 형은 나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정신과에 입원시켰다.

의사는 모든 것은 내 망상이 만들어낸 허상이었다고 말했다.

미호도, 성호도, 김동수의 스포츠카도.....

그 누구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의사와 형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학교에 전화를 걸어서 확인을 했다.

학적과에서는 미호, 성호, 김동수와 같은 학생이 다닌 적이 없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미호의 죽음으로 여전히 가슴 한 쪽이 무너지듯 아파오고 있었는데,

나는 허상의 죽음 때문에 슬퍼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어느 따사로운 봄날의 오후였다.

나는 병원의 정원에 나와 햇살을 온 몸에 받으면서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의사는 내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미호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 사랑스러운 미소, 예쁜 가슴, 곱게 뻗어 내린 다리....

너무나 그리웠다.

그리고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어머, 왜 울어요? 다 큰 어른이?”

누굴까. 돌아보았을 때 거기에는 간호사 한 명이 나를 보고 서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들어가는 길에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명찰에는 박혜지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 혜지라는 이름의 간호사가 내 옆에 앉았다.

“슬픈 일 있었나부죠?”

“네...”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돼요?”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어요.”

“저런...많이 사랑했나부다...그 사람이 부럽네요. 이렇게 울어줄 사람도 있으니...”

“너무 착하고 예쁜 여자애였어요.”

나를 담당하는 간호사가 바뀌었다.

새로 온 간호사는 활짝 웃으면서 나에게 인사를 했다.

“하하하..우리 초면이 아니네요..”

새로 온 간호사는 혜지였다.

혜지는 아이처럼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간호사복을 입었어도 가슴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 가슴 봤죠?”

“네? 아...아뇨...”

“거짓말 마세요. 보고 있었던 거 다 알아요.”

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혜지 말 대로 가슴을 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음....뭐...보는 거야 내가 뭐랄 수 없죠. 실컷 보세요...하하하”

성격은 소탈했고 시원시원했다.

혜지는 대화하기에 더 없이 유쾌했고 그러다보면 많은 위안을 받는 것 같았다.

“박 간호사님도 제가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해요?”

“풋! 네!”

혜지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실망스러운 답변이었지만 마음이 상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혜지는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마법을 가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약 잘 챙겨 먹고 빨리 나아야죠...”

성호가 문병을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이번 기회에 내가 망상증 환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로 했다.

“널 보고 내 망상이 만들어낸 허상이란다...내 참 웃기지도 않아서..”

“하하하하하...그게 도대체 뭔 소리야? 이렇게 멀쩡한 사람을 허상이라니...”

“형, 금방 올 거야. 말 좀 잘 해줘..”

“그래..하하하..”

형과 혜지가 병실에 함께 들어왔다.

나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형..그리고 박 간호사님... 보세요! 성호라는 내 친구...멀쩡한 사람한테 허상이니 뭐니 그런 소리 이제 좀 하지 말라구요....”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형과 혜지는 서로를 마주 보고 의아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어디에 네 친구 성호가 있단 말이야?”

“이 병실에는 지금 우리 세 사람 밖에 없어요.”

나는 병실 안을 둘러보았다.

혜지의 말이 옳았다.

성호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의기소침해져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성호가 허상이라면 미호 역시 허상이었다는 말이다.

가슴 속이 답답해서 찬바람이라도 쐬고 싶어졌다.

복도로 나왔다.

기나 긴 복도를 천천히 걸어갔다.

다른 환자들의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내가 병원의 정원으로 나왔을 때 거기에는 한 여자가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누굴까. 이 밤중에....

“앗! 안 잤어요?”

혜지였다.

트레이닝 복을 입은 혜지의 가슴은 더더욱 불룩하게 부각이 되고 있었다.

“아이 참...또 가슴 보시네...좀 티 안 나게 볼 수 없어요?”

“아...죄송합니다.”

“들어가요. 바람이 차요.”

혜지는 간호사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내 병실에 왔다.

샤워를 했는지 상큼한 비누냄새가 살짝 내 코로 들어왔다.

나는 그때 간호사 캡을 쓴 혜지가 예쁘다는 생각을 처음 했었던 것 같다.

어린 아이처럼 귀여운 얼굴에 안경이 잘 어울렸다.

그리고 혜지의 가슴...그것은 숨죽이게 할 정도로 풍만하고 육감적이었다.

혜지는 정기적으로 하는 몇 가지 체크를 나에게 했다.

체온을 재고 혈압을 재고....그리고 말했다.

“망상이든 현실이든 뭐가 중요해요?”

“네?”

“중요한 건 가슴 시린 추억 아닐까요? 그런 추억을 가지게 된 것은 축복이죠...”

“아...네...”

혜지의 말은 내 가슴 속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그렇다. 미호가 허상이었건 실존했었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어쨌든 미호를 사랑했고, 미호와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으니까 말이다.

밤이 깊어 사방은 고요했고 병실 창으로는 달빛이 들이비치고 있었다.

“자..그럼 내일 보죠...”

“가시게요?”

“그럼 가야죠. 왜요?”

“조금만....더 있어주시면 안 될까요?”

나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음....따뜻한 차 한 잔을 주신다면 30분 더 있어 드리죠..하하...”

나는 유자차를 정성껏 타서 혜지에게 건네주었다.

“후와..맛있다. 고마워요.”

“아이, 뭘요.”

나는 혜지의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이었다.

안경이 이렇게 예쁘게 잘 어울리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에는 가슴이 아니고 얼굴로 옮겨왔어요?”

“아...네. 그냥 좀 봤습니다.”

“보니까 어떠세요?”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이라고 생각했어요.”

“하하하하하....너무 고맙습니다.”

잠시 침묵이 있었다.

희미한 조명등에서 나오는 빛과 창으로 들이비치는 달빛이 어우러져 있었다.

“잠이 안 와요?”

“네...”

“음...그럼 칭찬도 들었고 하니 수면 지압을 제가 해드릴게요..하하..”

“수면 지압이요?”

혜지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내 뒷목에 지압을 하기 시작했다.

혜지의 부드러운 손길이 전해주는 감촉이 온 몸으로 퍼져갔다.

그리고 혜지의 풍만한 가슴이 내 등 뒤에 약간 닿게 되었다.

“가슴터치는 서비스예요...하하...아이..그런데 왜 꼭 가슴이 이렇게 닿는 거지?”

“크니까 그렇죠.”

“저 가슴 너무 커서 밉죠?”

“밉긴요. 너무 아름다워요.”

지압이 계속되면 될수록 혜지의 가슴은 내 등에 점점 더 눌리어졌다.

그리고 혜지의 손길은 이제 묘한 자극으로 느껴졌다.

그러더니 결국 내 자지가 발기되어 버렸다.

나는 살며시 돌아앉았다.

혜지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었다.

혜지는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사랑스러운 눈망울이 안경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혜지의 허리를 끌어당기고 혜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다소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

혜지는 놀라는 것 같았지만 그다지 반항하지는 않았다.

내 입술이 움직이는 대로 또 내 혀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와 주기까지 했다.

한동안 계속되던 키스가 끝났을 때 혜지는 숨을 쌕쌕 쉬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왜 그랬어요? 왜 저한테 키스했어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요.”

“원래 그래요? 여자들이 좀 예쁘다 싶으면 막 키스하고 그래요?”

“아...아뇨. 좋아하는 여자한테만 하죠.”

혜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병실을 나가버렸다.

내 가슴은 여전히 뛰고 있었다.

다음 날 혜지는 나를 보고도 말이 없었다.

꼭 필요한 말이 있을 때에는 지극히 사무적으로 할 뿐이었다.

나는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자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밤....

혜지가 와야 할 시간에 오지 않고 있었다.

그날의 마지막 체크를 위해 와야 하는 데 말이다.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기에 혜지가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을까.

혹시 지난 밤의 내 행동 때문에 내 병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병원 측에 말한 것은 아닐까.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참을 그렇게 기다리자 혜지가 드디어 나타났다.

혜지는 들어오자마자 사무적으로 나의 체온과 혈압을 체크했다.

그리고는 반듯하게 앉아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유자차 주세요.”

혜지의 그 말은 천상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아름답게 들려왔다.

나는 정성껏 유자차를 만들었다.

“흐음...역시 맛있군.”

혜지는 유자차를 다 마시고는 내 옆 침대에 걸터앉았다.

“저....어젯밤에는 죄송했어요...제가 너무 바보 같았..흡”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혜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쳐왔다.

혜지와의 두 번째 키스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로부터가 아닌 혜지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두 번째 키스는 첫 번째보다 좀 더 뜨거웠고 격렬하기까지 했다.

혜지와 나의 혀는 뜨겁게 엉켜 갔다.

두 번째 키스를 한 다음 날 복도를 가다가 혜지와 마주쳤을 때 혜지는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미소 지었다.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는 드러내놓고 혜지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었다. 병원에서 간호사와 환자가 남녀의 모습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내 상태를 체크하러 왔을 때 나눌 수 있는 짧은 대화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간호사복에는 치마 없어요?”

“있어요. 왜요?”

“박 간호사님은 항상 바지만 입는 거 같아서...”

“내가 치마 입으면 남자 환자들 다 쓰러질 걸요. 하하하...”

그날 밤 혜지는 치마를 입고 내 병실에 왔다.

예쁜 종아리였다.

“거봐요. 내 다리에서 눈을 못 떼겠죠?”

“정말 그렇네요...”

그리고는 세 번째 키스....

나는 드디어 혜지의 탐스러운 가슴을 만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는 얼굴을 혜지의 가슴에 파묻었다.

혜지의 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아!”

혜지가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을 때,

나는 혜지의 간호사복 앞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아찔한 가슴골이 내 눈앞에 드러났다.

브래지어는 혜지의 가슴을 간신히 받쳐주고 있었다.

브래지어를 위로 들치자 내 눈앞에 모습을 보인 혜지의 젖꼭지...

가슴이 워낙 커서일까, 젖꼭지도 작지는 않아 보였다.

나는 가슴을 마치 젖 짜듯이 움켜쥐고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하악!”

쭉쭉 빨기 시작했다. 모유라도 나올 거라는 기대를 했던 것일까.

나는 진짜로 뭔가를 빨아먹겠다는 듯이 혜지의 젖꼭지를 빨고 또 빨았다.

내 자지는 터질 것처럼 발기가 되고 있었다.

“왜 그렇게 봐요?”

다음 날 커피자판기 앞에서 혜지와 마주쳤을 때였다.

혜지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내 앞에서 수줍어했다.

아이처럼 해맑고 순진한 얼굴을 한 간호사 혜지가 지난 밤 자신의 젖꼭지를 내 입에 물려줬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혜지의 젖꼭지를 빨면서 혜지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팬티스타킹을 벗겨 내리고 결국 팬티마저 벗겨버렸다.

젖꼭지를 빨면서 혜지의 보지 속을 손가락으로 애무했다.

“아흐응...흐응....”

혜지는 신음소리가 병실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자제하는 것 같았다.

혜지를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도록 한 후 나는 혜지의 두 다리를 벌리고 얼굴을 파묻었다.

“어...어머...하악!”

혜지의 젖꼭지를 빨 때처럼 정성껏 혜지의 보지를 핥고 빨았다.

안경을 쓴 귀여운 동안의 간호사 혜지가 다리를 벌린 채 앉아 남자의 입과 혀를 자신의 보지에 받아들이는 장면은 참으로 자극적이었다.

나는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발기한 내 자지를 꺼냈다.

나는 서서 혜지는 침대에 앉은 상태로 삽입이 이루어졌다.

병실의 널따란 창으로 혜지와 내가 교미를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었다.

내 엉덩이는 앞뒤로 힘차게 움직였고 다리를 벌리고 내 목을 붙잡고 있는 혜지는 사랑스러운 신음소리를 들려주었다. 나는 자세를 바꾸기로 했다.

혜지와 나 둘 다 침대 위로 올라갔다.

내가 자리에 눕자 혜지가 자신의 치마를 걷어 올리고는 음모를 드러내며 내 자지 위로 올라앉았다. 새하얀 캡을 쓴 귀여운 간호사 혜지가 내 자지를 자신의 손으로 붙잡아서 스스로 자신의 보지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무릎을 세운 상태로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치기...나는 기마자세로 한참 동안이나 왕복운동을 했다.

그 동작은 강력하고 격렬했다.

“학...학....아학....아....학.....”

병실 창에 비친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은 대단히 동물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더 자극적이었던 것 같다.

며칠 후 시든 햇살이 병실 창으로 들이비치던 오후에 혜지가 내 병실로 찾아왔다.

“웬 일이죠? 아직 올 시간 아니잖아요.”

“쉿!”

혜지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는 스스로 간호사복 앞단추를 풀고는 자신의 가슴을 꺼내서 내 입에 물려주었다.

나는 마치 자동인형처럼 혜지의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아흐응....”

혜지는 그날따라 더욱 더 강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내가 혜지의 보지를 빨아줄 때에는 교성이 간드러지고 있었다.

“하으응....흥...응....흐응....”

혜지가 침대에 손을 짚고 서 있는 동안 나는 뒤에서 혜지 속으로 들어갔다.

끝없이 해도 좋을 뜨거운 몸짓이었다.

그리고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때였다.

사정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을 것이다.

병실 문이 열리고 형이 들어왔다.

“아...자식..또 저러고 있네...쯔쯔...큰일이다, 큰일...”

“뭐야, 형! 노크도 없이..”

“내가 너 방 들어갈 때 언제 노크했냐?”

“아..정말 이건 너무하는 것 같아. 형 동생 사이에도 사생활은 존중해 줘야지...박 간호사님은 얼마나 창피하겠어?”

“박 간호사? 그런 사람 여기 없어. 정신 좀 차려, 제발...”

형은 울먹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눈앞에 있구만...”

“네 눈앞에 있는 건 베개지 간호사가 아니다...”

내가 끌어안고 있는 것은 베개였고 혜지는 병실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베개를 던져버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악!”

내 비명소리는 병실을 벗어나 복도까지 메아리쳤다.

여름이 왔다.

편의점 창밖에는 장맛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거리에는 색색의 우산을 쓴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 다니고 있다.

나는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하며 상념에 빠져들었다.

‘망상이든 현실이든 뭐가 중요해요? 중요한 건 가슴 시린 추억 아닐까요?’

간호사 혜지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오빠 가슴 속 한 구석에 내 자리 만들어 주세요. 항상 거기 있을 게요.’

사랑스러웠던 미호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나는 두 여자를 잊지 못할 것이다.

비록 그들이 내 망상이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두통이 또 찾아왔다.

한 바탕 식은땀을 흘리고 나서 정신이 되돌아 왔을 때였다.

한 여자애가 편의점 문을 급하게 열고 뛰어 들어왔다.

“후우...”

비에 젖은 모습이었다.

여자애는 우산을 하나 골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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