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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하늘도 파랗고...하얗고 이쁜 구름이 둥실~ 떠다니구요~ 덥다고 난리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시원해서 너무 좋답니다. 아...갑자기 왠 날씨 이야기냐구요?? 작년 이맘때 일이 생각나서요~ 그 때도 이렇게 날씨가 좋았었는데.... 저는 지금 스무살이구요. 재수생이랍니다. 원래 작년에는 대학같은거 갈 생각도 없이 그냥 흐지부지 살았었지만 올들어 공부도 해가면서 새 인생을 준비하고 있지요. 전 원래 평범한 여고생이었어요. 1학년 때까지만 해도요... 그러다 1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둘이 살게되었지요.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집안에 있던 재산이란 재산은 다 병원비로 나가고 결국 남은 건 방하나짜리 월셋방을 얻을 보증금정도... 엄마와 난 모든걸 정리하고 집값이 싼 동네에 월세를 얻어 살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그 동안 집안에서 살림만 하시던 분이라 바깥일 같은 건 해본 적도 없었지요.



 



그래서 여기저기 식당에도 나가시고 파출부도 해가면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살림속에서 전 대학은 꿈도 못꾸게 되었지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우리 집은 이제 가난해서 난 메이커 옷도, 신발도, 가방도 살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명품이 유행이란 건 아시죠? 그런 거 하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따를 당하는 세상입니다. 저도 물론 그런 것들을 가지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을 뻔히 아는데 엄마한테 사달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전 남들 다 있는 휴대폰이 너무 갖고 싶었습니다. 정말 우리반에 휴대폰 없는 아이는 저 뿐이었죠. 전 제 단짝 친구인 미정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디 알바할 곳 없냐고...소개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미정이는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하고 여기저기 노래방이며 피시방같은 곳에서 알바를 하면서 돈도 자기 맘대로 쓰고 다니고... 그런 아이였습니다. 저도 이젠 대학갈 형편이 안돼서 아예 포기를 하고 있는 참이기에 미정이에게 부탁을 한 것입니다.



 



미정이는 전에 자신이 알바하던 피시방을 소개시켜 주면서 돈을 그리 많이 벌지는 못할거라고 했습니다. 그 곳에서 일하면서 저는 미정이가 말하던 뜻을 알겠더군요.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돈을 조금밖에 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일하고도 한달에 내 손에 쥐어지는 돈은 겨우 10만원 조금 넘었습니다. 사실 그것도 못받는 애들도 허다하다고 했습니다. 피시방에서 컴퓨터를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에 돈을 조금밖에 안주기 때문입니다. 전 그 돈으로 겨우 용돈을 해가면서 두어 달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 전부터 정말 휴대폰이 갖고 싶었는데 피시방에서 일하는 월급으로는 엄두도 낼 수가 없었죠. 자나깨나 휴대폰이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 그래서 미정이에게 휴대폰을 사고 싶다고... 돈 더 많이 주는 알바를 소개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돈은 더 벌 수 있는데...." 미정이가 망설이며 이야기 했습니다. "정말??어딘데??" "너...못할꺼야...." "아냐...나 핸드폰 살 수 있으면 무슨 일이든 아무리 힘들어도 할 수 있어."



 



"정말? 힘들어도 할 수 있어?" "어...제발~~미정아....나 좀 살려주는 셈치고...." "그럼...사실 그렇게 힘든 건 아닌데....너 노래 잘하지?" "어? 그냥...보통이지 뭐~" 사실 보통이라고 얘기했지만 나는 노래는 좀 하는 편이다. 요즘엔 돈이 별로 없어서 노래방에 자주 못가지만 예전엔 가서 좀 놀았었다. "뭐냐면~ 노래방에서 노래 불러주는 아르바이트야." "정말? 나 노래하는거 무지 좋아하는데...그럼 꿩먹고 알먹는거네~~~" "그렇게 쉽게 말할 게 아냐~" "왜에~ 나 좋아하는 노래도 하고 돈두 버는데...헷" "거기서 아저씨들이 너 만져도 좋아??" "어??" "노래방에서 노래하는데~ 아저씨들이 니 몸 막 만진단 말야~" ".........................................." 난 순간 당황했다. 아직까지 난 남친도 없어서 남자 손목도 안잡아 봤는데... "거봐...못하겠지?? 관둬~ 그냥 피시방서 알바나 해" 미정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내 머릿속엔 핸드폰이 왔다갔다 했다.



 



핸드폰을 갖기 위해서라면... 그까짓 조금 더듬는 것 쯤이야.... "나 할래@#$ 근데 그냥 만지는 것만 하는거지??" "몰라...2차 가면 돈 더 많이 줘." "만지기만 하는 거면...나 할 수 있어...할래~~~" "그럼 좀 기다려봐..." 그러더니 미정이가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네...저 지현인데요~" 지현이?? 쟤 이름 분명히 미정인데-_-; 이게 먼 일이다냐.... "저 친구 하나 소개할께요. 근데 얘 이런 일 첨이거덩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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