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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7시에 약속장소인 그 주점으로 갔다. "음..이름이 고개마루구나..잘 외워두자.." 아직 시간이 이른듯 어둑한 실내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보였다. 부지런히 오느라 약간은 더웠는데 에어콘이 시원하게 돌아간다. 옛스런 인테리어 소품들이 벽에 걸려있고 적당히 어두운 호롱불 조명도 적당한 배치에 나름대루 비싸지 않은 음식가격에 비해서 실내장식에 신경 쓴 모습이 보인다. 난 벽 쪽으로 칸막이 되어 있는 좌석들을 훑으며 한바퀴 실내를 돌았다.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남의 시선을 덜 받는 그런 으슥한 좌석을 골라 자리를 잡았다. 아무래도 유부끼리의 만남인지라 조심을 안할수 없다. 실내에는 분위기에 어울리게 가야금 소린지 국악이 잔잔하게 흐른다. 딸랑~ 하며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준기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 여기야.." 난 손을 들었다. "어 일찍 왔네? 짜식.." 씨익 웃으며 맞은편에 앉는다.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이 아주 잘 어울린다. "왜 안와..얘네들은..전화 함 해볼까..."



 



그러면서 준기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여보세요. 응 나야, 어 우린 와있어. 어디라구? 아..곧 오겠네? 응응.. 하하..알았어..빨리와. " 준기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웃는다. "모래? 어디래는데? " 나는 물었다. "응 이제 전철에서 막 내렸대. 그리고 자기 친구는 이런 자리 처음이니깐 잘 좀 대해 주래드라" " 아 물론 잘해주고 말고 히히...맘에만 든다면야..근데 나에 대해선 모라구 얘기했대?" "아 응.. 나에 대한 얘기는 챗에서 만나서 알게 된거부터 여러번 얘기했나봐. 그리구 너에 대해선 한번 같이 만났는데 아주 재미있고 착해 보이고 준수한 사람이다..라고 했나봐" "흐흐. 제대루 얘기는 했네.." 난 메뉴판을 뒤척이며 준기랑 골르면서 말했다. "오늘 모 특별히 작전 짤건 없지?" "응 모 첨인데 술 좀 먹구 호프 마시든가 그리고 노래방이나 가자구.."준기는 말했다. "음.. 그래야지,.무난하군..야 근데 너 지윤이 먹었냐? "난 준기한테 물었다. "아 참 내가 아직 얘기 안했던가..요즘 바빠서 얘기하는 것두 잊었네" "걔랑 지난주에 만나서 너랑 헤어지고 우리 비디오 방 갔었어"준기가 말했다.



 



"헉 비디오 방? 그 시간에..? 이놈이 이거.." "응 마침 신랑이 출장 갔대나..그래서 좀 늦게 들어가두 괜찮다구 했고 술두 좀 깰겸해서 내가 가자구 꼬셨지 흐흐.." " 그래 어떻디..? 그가 첨이었냐? 반응은 예민하디..?" 나는 입맛을 다시면서 물었다. "음 괜찮았어.. 귓볼 빨구 애무 좀 했드니 금방 달아오르면서 날 꼬옥..끌어안는데.. 쥑이드만.." " 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빨랑 말해..애들 올라" 나는 다그쳤다. "응 보지에 물두 많구 신음소리두 아주..미치게 만들드만.." 이때 딸랑~하며 경쾌한 소리가 들리드니 출입문 쪽에서 여자 둘이 들어서는게 얼핏 보인다. "이크 왔다. 다음에 자세히 말해줄께" 준기는 살짝 손을 들어 이쪽임을 알렸다. 청바지에 하얀 티를 단정하게 입은 지윤이가 웃으면서 앞장서서 들어선다 웃을때 살짝 드러나는 덧니가 귀엽다. "어머~ 기현씨 그동안 잘 지냈어요?" 하며 눈웃음을 지며 반갑다는듯이 말한다. " 아 녜~덕분에요. 지윤씨도 잘 지냈죠?" 하며 난 뒤에 약간 쑥스러운듯이 서 있는 여인에게 눈을 돌렸다. 한 162? 163? 보통 정도의 키에 약간은 통통해 보이기도 하는 몸매, 짧은 커트머리, 선해보이는 얼굴.



 



하늘색의 원피스..난 1초 동안에 몸 전체를 쫘악... 훑어내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오..내가 좋아하는 원피스 스타일....흠..외모는 저 정도면 무난하고..성격만 괜찮다면야...." "자자..앉으세요" 나는 반쯤 일어서서 지윤이와 그 친구한테 자리에 앉게 했다. 둘은 같이 앉기를 원하는거 같았지만 준기의 고집으로 지윤이는 준기 옆에, 지윤이 친구는 내 옆에 앉았다. "자..인사들 나눠. 이쪽은 내 친구 기현이고 설계사무실에 다니고 있지." "녜..안녕하세요.." 친구는 수줍은듯이 내 눈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까딱인다. 나두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녜..반갑습니다. 윤기현입니다" " 녜. 이쪽은 내 친구 김미진이에요. 이쁘죠? 기현씨.." 하며 지윤이가 소개를 시켜줬다. " 아하.녜~지윤씨가 미인이라 친구분도 이쁠거라 짐작은 했어요. 지윤씨보다 이쁜데요?" 미진이라는 친구는 그 말에 살짝 웃는다. "어머 어머~~기현씨 첫눈에 맘에 들었나보다.이를 어째.." 하면서 지윤이는 호들갑을 떤다. "자자.우리 모 좀 시키자구 " 준기가 벨을 눌러 소주와 안주를 주문했다. "저기..미진씨는 주량이 얼마나 되요..소주 맘에 안들면 다른거 시키시구요.." "녜..아녜요 괜찮아요 같은걸루 마셔요.." 한다. 지윤이가 끼어들었다. "미진이 얘는 나보다 더 잘마셔요.



 



기분 좋으면 소주 한병도 더 마실껄요?" 하고 지윤이가 말하자 "어머.얘는..." 하며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웃는다. (음..잘 마시네..잘하면 오늘 노래방에서 스킨십이나 키스 정도까지 진도 나가겠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자고로 즐거운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면 남자나 여자나 풀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약간의 끼를 겸비한 여자라면 더더욱일테고.. 술과 안주가 들어와서 우리는 화기애애하게 웃고 떠들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랑 준기는 서루 죽이 맞아서 재미있게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 두 여자는 까르르~~하고 웃으면서 잘 맞춰주었고 술이 조금씩 취해감에 따라 말수도 점점 많아졌고 즐겁게 어울리고 있었다. 지윤이도 오빠 오빠 하면서 준기한테 술을 따라주고, 다같이 건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자리에서 빨리 친해지려면 얼른 말을 놓는게 낫다. 내가 말을 꺼냈다.. "저 지윤씨. 우리 이제 초면두 아니구 그런데..나랑두 오빠 합시다..말두 놓구.." "어머..좋아. 그게 편하죠~~" 기현이 오빠" 붙임성 좋은 지윤이가 금새 맞장구를 친다. "그래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야. 저기 미진씨두 아예 이 기회에 오빠라구 하구 말두 놓죠~" 준기가 거들며 나선다. "아이..그래두 처음인데..전 알아서 할테니 그냥 말 놓으셔두 되여~"" 미진이가 아직은 쑥스럽다는듯이 말한다.



 



"좋아요 그럼 일단 오빠라구 말해봐요.." 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미진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조금은 쑥스럽다는듯이 "녜.오빠..." 한다. 내가 술을 좀 먹어서인지 첨보다 더욱 괜찮아 보인다. 아주 귀엽다. "응 미진아 그럼 난 편하게 말 놓을께~~"" "자 그런 의미에서 우리 건배하자~~미진아" 나는 잽싸게 말을 놓으면서 미진이랑 잔을 들어 부딪치고 마셨다. 어느새 준기는 팔을 지윤이 어깨에 둘르고 진한 농담도 하기 시작했다. 지윤이는 친구 미진이를 의식한듯 처음엔 약간 거부하는것 같드니 시간이 좀 흐르자 아주 준기 품에 파묻히다시피 하며 술을 마셨다. "아 이거 눈꼴 사나와서 못보겠네.." 나는 일부러 아니꼽다는듯이 웃으면서 미진이를 쳐다보았다. "아 부러우면 너네들도 이렇게 해라 ~~" 준기가 말했다. "맞아요~~누가 말렸나?" 지윤이도 웃으면서 거든다. "어머. 얘는..." 미진이가 부끄럽다는듯이 말한다. 나는 " 에이.좋아.. 미진아.우리두 러브샷 한번 하자" 했다. "좋아요 오빠~" 하면서 미진이가 선뜻 응한다. 우리 둘은 러브샷을 하고 잔을 내려놓으면서 내 왼손을 슬그머니 미진이의 무릎 부분에 내려놓았다. 거부를 안한다.



 



(흠. 됐구나..." 얘가 나를 맘에 들어하는구나..)하는 확신을 가지면서 그때부터 미진이의 손도 잡고 하면서 슬슬 가벼운 접촉을 해댔다. 그러나 거부감이 들까봐 준기네처럼 어깨를 감싸안고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우리 넷은 서루 술을 주거니 받거니 따라주면서 원샷도 하고 점점 떠들면서 즐겁게 마셨다. 어느덧 쏘주병이 5개나 됐다. 미진이는 이제 자연스럽게 전부터 친했다는듯이 내 팔짱도 끼고 손두 잡구 하면서 얘기두 곧잘 했다. 시간이 어느덧 10시를 넘어섰다. " 어 인제 슬슬 2차루 노래방을 가볼까나~~" 준기가 말했다. "응 그러자구..여기서 너무 오래 시간 보냈네.." 나두 말했다. 우리는 자리를 챙기고 계산을 마치고 나왔다. 바람이 불어선지 초여름의 밤공기는 상쾌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나와 준기는 앞장서서 노래방을 찾으며 걸었다.



 



지윤이와 미진이는 모가 그리 재미있는지 둘이 팔짱 끼고 웃으면서 얘기하며 우리 뒤를 따라왔다. " 야..어떠냐 맘에 드냐? " 준기가 슬쩍 뒤를 돌아다보며 물었다. "엉 머 그런대루 맘에 드네.."내가 말했다. "얌마 그런대루라니.. 아주 양호하구만~~ 저 정도면.. 이따 우리 바꿔서두 부르스 춰 보자구" 준기놈이 음흉하게 말한다. "야야..처음 자리인데 너무 지나치게 그러면 안되지..다음 기회를 보자구" 나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걱정마 적당히 알아서 할테니.임마..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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