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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초겨울인가....



10월 초였고, 월요일이었다.



나는 그때, 알 수 없는 병에 걸려있었다.



몹쓸 마음의 병.. 살짝 미쳐있었던 걸로 생각된다.



여기저기서 배신당하고 상처받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머리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저질렀다.



집안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용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열여덟살의 나는...



마음에 드는 코트를 사기 위해, 예쁜 반지를 사기 위해



원조교제를 했다.



그때의 나는 집안사정으로 혼자 서울에서 살고있었기 때문에 걸릴게 없었다.



친구들이야 말하지 않으면 모를 터이고, 부모님이야 같이 살지를 않으니 알 턱이 없었다.



그 날은 학원을 빠지고 PC방에서 내 몸을 사줄 남자를 찾고있었다.



요즘 여고생들과 돈주고 관계를 가지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젊어서, 



내가 만나본 사람들 중에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이 서른넷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반은 대학생들이었고, 반은 직장인들....



하긴, 남자들은 그 나이때가 제일 몸이 불끈불끈하다고들 하더라.



내 주위 대부분의 친구들이 순결한 몸이었을 때,



나는 그런 남자들을 만나며 내 몸을 스스로 더럽혔다.



....그건 일종의 자학이다.



그날 어느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그 사람은 스물세살이란다.



그래, 그러면 나랑은 다섯살 차이가 되겠다.



자기 사진이라며 어떤 캠사진을 한장 보여주긴 했는데..



지금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웃음)



"아. 뭣도 모르면서 좀 지저분하게 하는 타입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얼굴이었다.



"폰번호 꼭 알려주셔야되요. 그거 모르면 제가 헛걸음하는 경우가 되었을때 저만 바보되거든요.



이상한 체위나 너무 변태적인 건 싫어요. 아. 오럴도 안하구요. 맞다, 그리고-



콘돔 꼭 하셔야되구요. 콘돔 없이는 안할래요."



한숨을 내쉬면서 이것저것 조건을 내걸었다.



그 사람 묻는 말에는 건성건성 대답을 하고는, 약속시간이 되길 무작정 기다렸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때, 나는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때, 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지하철역에서 딱 벗어나자마자, 어디까지 왔냐며 나와 통화를 하고있던 사람을 딱 보게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그때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첫눈에 반하는 로맨스따위는 커녕 사랑 자체도 믿지 않았다.



그랬는데..



우습겠지만, 그랬는데도 반했다.



내 얘기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다 비웃어도 좋다.



내 표현이 진부해도 할 수 없다.



어쨌든간에 나는 그 본 순간부터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캠사진이 어둡게 나왔고, 또 몇년전의 사진이라 그런지



실제의 그 사람은 키는 작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이었다.



그는 나를 보자 "어, 왔네."하고 전화를 끊고는



집에 두고온 것이 있다며 그의 집에 가는 길을 같이 걷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다정한 입술로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는요, K대학에 다니다가 지금 휴학하고 회사에 다니는 중이에요."



"벤처회사에요, 벤처회사. 그런데 말단직원이랍니다. (웃음)"



"밥은 먹었어요? 나는 오늘 친구들이 새벽에 술사준다고 해서 굶어버렸어요."



"아, 요즘 제 친구들은 다 대학 4학년이라서 졸업준비하느라 바빠요. 왕따됐어요, 하하."



나는 아까전에 폰번호니, 체위니, 오럴이니, 콘돔이니 줄줄 늘어놓은게 자꾸 생각나서



그가 다정한 말을 하면 할수록 얼어버릴 뿐이었다.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하며 속으론 눈물을 흘려도 다 소용없는 짓이었다.



방금전까지 저런 조건들을 늘어놓은 당돌함은 다 어디로 가고



부끄러워진 빨간 볼로 그의 손을 붙잡고 이끄는대로 가고있었다.



으아.. 드디어 여관이다.



내가 먼저 씻고, 이불 속에 들어가버렸다.



위에는 티셔츠를 입고있었지만, 밑에는 팬티차림이었다.



하얀 다리가 다 드러난 차림이긴 해도 보통의 나라면



이건 "안 부끄러운 차림"이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상대가 다르다. 그래서 부끄러웠다.



어떻게 첫눈에 반한 상대가 하필이면 이따위 인연으로 만난 상대인 걸까?



저 사람 다시는 보지 못할 거다, 오늘 잘해주자.



오늘만 최선을 다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사랑하자.



그런데 그렇다곤 해도 사실 마음뿐이었다.



원조교제를 해온 나라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열여덟살 "애"일 뿐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 사람이 옆에 누워서 팔베개를 해주었다.



이런저런 얘기.... 옛날이야기를 듣는 어린 애처럼 그 사람 품에 안겨서



그 사람 어렸을 적 얘기, 학교 얘기, 친구들 얘기..를 들었다.



나는 그때... 행복했다.



비록 눅눅한 여관이었지만,



내 옆에 누운 사람은 내 몸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 사람은 내가 미성년자인게 마음에 걸렸나보다.



"해도.. 돼?"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라.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가만히 있다가 "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티셔츠를 벗었고, 그 사람이 내 브래지어를 가슴 위로 살짝 올렸다.



따뜻한 손이 들어와서 내 가슴을 덮었다.



손바닥이 유두를 살살 돌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은 내가 너무 어리게 느껴졌는지,



"아.. 이거 암만 봐도 여자가 아니라 동생같네. 동생~!"하며 어색하게 웃어버렸다.



나는 그때 떨림으로 가득차있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으아.. 아까 전에 한 결심은 뭐란말이야! 잘해야겠다며!"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내 위로 올라온 그의 얼굴을 감싸고 키스를 했다.



볼에 키스,



이마에 키스,



눈꺼풀에 키스,



귓볼에 키스....



더 잘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 잘했다는 소리가 아니라,



그때의 나는 너무 떨렸고 뭘 모르는 상태라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제일 잘한거란 소리다.



여태껏 나와 잔 상대들은 가만히 누워있는 나를 범할 뿐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좋아하며 그 흔한 오럴, 심지어는 키스조차 싫다고 안하겠다는 나에게



고액의 수표나 현찰을 넘겼다.



나는 정말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고 혀를 넣어왔다.



내가 해본 키스 중에 제일 좋은 키스였던 걸로 기억한다.



키스테크닉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평범했다.



그래도 그렇게 달콤하고 부드러운 키스는 나는 해본 적이 없었고, 아직도 그렇다.



그 사람의 혀는 내 혀를 탐하고 내 입술을 핥다가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는 섹스중의 모든 행위를 그렇게 했다.



그 사람이 내 옷을 올리자 내 하얗고 보드라운 가슴이 드러났다.



둥근 언덕같은 가슴이 봉긋 솟아있고, 가운데엔 약간 핑크빛이 도는 엷은 갈색의 조그마한 유두가 있었다. 



가슴에 머문 그의 입술이 내 유두를 사이에 두고 움찔거렸다.



세상에서 가장 촉촉하고 부드러운 혀가 내 가슴을 핥고, 빨았다.



혀끝으로 내 유두를 돌리기 시작했을 때, 그 사람의 손이 허리로 가더니 내 옆구리를 혀로 핥았다.



옆구리가 "괴로울만큼 민감한" 성감대인 나는 참지 못하고



"으읏....아아, 거기는...."했는데,



그 사람은 웃으면서 내 옆구리를 자극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얼마간을 그러다가 "재밌다."하며 웃는 얼굴로 다시 올라와서 내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그의 손이 내 팬티속으로 들어가 내 검은 음모를 쓰다듬었다.



키스를 마친 그가 팬티를 벗기고, 음모가 덮힌 핑크색 균열이 나타났다.



그는 다시 한 손으로는 가슴을 만지고 한 손으로는 그곳을 만지기 시작했다.



손가락 하나가 그곳의 입술을 매만지다가 그 입술을 벌리고 클리토리스를 살살 돌려주었다.



그는 나의 가슴을 다시 한번 아기처럼 빨더니,



침대 아래쪽으로 내려가 내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그 날 미칠듯이 수줍었다.



얼굴에서 열이 확 달아오르면서 다리를 오므리려 했지만, 그 사람이 손으로 다시 다리 사이를 벌렸다.



혀가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왔다.



그는 그곳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며 입맞추더니



혀로 입술사이를 벌려 구멍에 살짝 넣었다 뺐다를 몇번 했다.



내 다리 사이에서 애액이 조금씩 나오는 걸 나도 느낄 수가 있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더니 자신의 성기에 콘돔을 끼우고 내 구멍의 입구에 성기 끝을 살짝살짝 느끼게 했다.



그가 내 몸안에 천천히 들어왔다.



"아파...?" 



"읏.."



내 안에 그의 성기가 가득차자 그 사람은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몸이 부딪히며 질퍽한 소리가 났다.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가질 때에는 "아. 그 징그러운게 들어오나보다"하는 느낌이었는데,



그 날은 달랐다. 



뭔가 소중한 것을, 내 안에 품고있는 그런 사랑스러운 느낌이었다.



"하앗... 우응........"



나는 소리를 안내려고 애썼지만 역시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소리는 있었다.



그 소리가 침대 시트에 가득 베이고 천장이 뿌옇게 흐려보일 때쯤,



그 사람이 사정을 하고 내 몸 위로 추욱 늘어졌다.



그렇게 한동안 안고있었다.



다시 씻고 옷을 입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줄건 줘야지?"하며 지갑을 꺼내서 돈다발을 꺼내주는 손을 보니 내가 너무 서글퍼졌다.



멍하게 쳐다보다 "안받아도 돼요."하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해버렸다.



사실 돈이 필요한건 아니었으니까....



허탈한 기분을 안고 둘이서 여관 계단을 내려가 큰 길로 나왔다.



"택시비 있어?" 그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표정으로 미미한 미소를 띤 채로 물어봤다.



"치..있어요~" 웃으면서 대답했고, 손을 흔들고 차에 타 그가 멀어져가는걸 보았다.



이대로 못본다고 생각하니 답답했다.



그 사람이 나를 나쁜 아이로 생각한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답답해서 눈물이 나왔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열어 문자를 보냈다.



"계속, 연락해도 되요?"



.........



지금, 나는 그 사람과 계속 연락이 되고 있다.



물론 아직도 나 혼자의 짝사랑이지만...



이런 식의 인연으로 만나서는 사랑하게 되어도 제대로 사랑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이제 인터넷으로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린다.



특히 그것이 섹스와 관련된 만남일 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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