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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대학교 동기로 캠퍼스에서 처음 만났다. 같은 과는 아니었지만 취미(그림 그리기)가 같아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아내를 만났다. 대학 때는 둘이 불같이 연애를 한 적도, 가볍게 사귄 적도 없다. 서로 다른 사람과 연애를 조금 하였고, 가끔 동아리 모임에서 만나면 대화를 나누는 정도의 어느 정도 거리감 있는 친구사이로 지낸 것이다.

그러다가 졸업 후에 우연히 만들어진 동창회 자리에서 나와 아내 모두 그 당시에 사귀는 사람이 없어서 한두 번 연락을 하고 만나다가 친해지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아내는 결혼 전에 내게 여자와 섹스를 한 적이 있냐고 진지하게 물었다. 나는 결혼 전에 4~5명의 여자를 사귀기는 했지만 사귄 기간도 짧아서 여자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다. 이 부분은 솔직히 아내에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한 애매한 부분이었다. 나도 아내에게 남자관계를 물어봤고 아내역시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아내와 나의 삶에 변화가 생긴 것은 결혼 후 3년 정도가 흐른 뒤였다. 난 어느 날 시내의 호프집에서 거래처 사람(난 의료기기 영업직을 하고 있었다)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내가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500cc한잔을 시키고 거래처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뒷자리에서 낯익은 목소리, 귀에 익은 이름이 들리는 것이다.

“야 내가 그때 진경이 정말 엄청 따먹었는데, 지금도 걔만한 보지는 없는 것 같다. “

“하하 짜식 그렇게 여자들 후리더니만, 결국 진경이가 최고 보지냐? “

뒤를 흘깃 돌아보니 내 또래 남자 둘이 앉아서 하는 대화였다. 그런데 뭔가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진경이는 바로 내 아내의 이름이다. 첨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무래도 목소리가 귀에 익어서 고개를 조금 돌려서 사내들을 쳐다봤다. 놀랍게도 두 사내는 대학 때 옆 동아리에 있던 기호와 준수였다. 나, 아내와 모두 동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과는 달랐지만 동아리가 옆이어서 지나다니다 보기도하고, 동아리 연합 활동에서도 같이 어울린 사이이다.

“근데 진경이가 경수와 결혼한 것 보면 신기하지 않냐? 대학 때는 너랑 그렇게 붙어먹더니 어떻게 결혼은 경수랑 하고, 세상 재밌지 않냐 흐흐“

“짜식 진경이 보지는 나 혼자 팠냐? 같이 재미 여러 번 보고서 마치 지는 모르는 척하네? “

난 순간 머리통을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이들이 얘기하는 '경수'가 바로 나의 이름이다. 그렇다면 기호와 준수가 얘기하는 '진경'은 내 아내란 말인가? 그때 휴대전화로 문자가 한통 들어왔다.

'이경수 대리님 오늘 처가쪽 초상나서 못갑니다 정말ㅈㅅ 담에엄청쏠께요'

거래처의 박과장님 문자이다. 하지만 지금 내게 그런 문자는 눈에도 안 들어온다. 박 과장을 기다리려고 시켜둔 500c의 절반가량을 단번에 들이키고 이들의 대화로 모든 신경을 집중하였다.

“하긴 기호 네 덕분에 내가 호강 좀 했지. 그러고 보면 진경이가 인물이야. 정말 대단한 애지 않냐? 요새도 3S 해보기가 어디 쉽냐? 업소를 가도 웬만한 업소에서는 얘기 꺼내기도 쉽지 않은데 대학시절에 지 남친인 너 그리고 나랑 3s를 몇 번이나 했으니“

“짜식 이제야 인정을 하냐? 준수 너 첨에는 내가 진경이 돌림빵 놓자고 하니까 얼굴 시뻘개져서 쩔쩔매더니 한번 맛들이고는 또 먹게 해달라고 내게 술값 엄청 풀었잖냐? 흐흐“

이들의 대화를 통해서 내가 정리한 상황은 이러하다. 내 아내 진경은 기호와 대학교 2학년 때 연애를 시작했다. 이미 당시에 몇 번의 여자 경험이 있던 기호는 아내를 만난 지 한 달 만에 가볍게 따먹어버렸다. 그 뒤로는 만날 때 마다 노래방, 비디오방, 공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내의 몸을 탐닉했던 것이다. 그렇게 아내와 1년여간 섹스를 하고나니 기호는 아내와의 섹스에 실증을 느꼈다. 그 즘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3s라는 섹스 형태를 알게 되고, 이미 아내에 대해서는 섹스파트너 이상의 감정을 갖고 있지 않던 기호는 내 아내 진경이를 단짝이던 준수와 함께 나눠먹은 것이다. 처음에는 아내에게 술을 만신창이가 되도록 먹인 후에 본인이 자리를 비워주고 준수가 따먹게 한 것이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아내를 협박하고 회유하여 맨 정신으로 3s를 여러 차례 즐겼다고 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나중에는 아내와의 3s도 실증이나서 아내를 같은 과 후배에게도 따먹히도록 장난을 친 것이다.

여기까지 얘기를 다 듣고 난 나는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멍한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 새벽녘이 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한동안은 아내에게 무슨 말을 할지, 이것을 내가 안다고 해야 할지, 모르는 척 해야 할지 아무런 판단이 서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내에 대한 배신감과 모욕감에 치를 떨었지만 이런저런 생각으로 한 달이 지나고나자 기호와 준수가 나누던 대화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묘한 흥분으로 내게 다가왔다. 아내의 과거는 돌이킬 수도, 지울 수도 없다. 그렇다고 내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거나, 같이 못살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난 지금의 묘한 흥분을 그저 더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엄청난 변화와 모험은 시작되었다.

우리 부부의 모험과 변화는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아내에 대한 배신감과 묘한 흥분으로 들떠있는 듯 한 두통을 느낄 때쯤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주 영업처 중의 하나인 서울의 K병원에서 내가 납품한 장비의 추가 도입문제로 나를 보자고해서 K병원을 방문하면서 내 흥분을 풀 실마리를 찾게 된 것이다. 나는 솔직히 그리 외향적인 성격도 아니고, 영업적인 재능도 부족해서 회사 내에서의 실적은 항상 중간을 좀 밑돌고 있었다. 그나마 K병원과 운 좋게 영업라인이 열려서 이정도의 실적이라도 만들고 있는 것이다. K병원의 외과과장인 김과장과 그 밑에서 몇 년째 스탭으로 붙어있는 이선생이라는 작자가 나의 주 고객인 셈이다. 내가 '작자'라고 이 둘을 싸잡아서 표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둘은 우리 회사나 이쪽 업계에서 지저분하기로 유명한 고객들이다. 한번 라인이 열리면 장비의 성능이나 가격을 가지고 영업사원이나 벤더들을 심하게 괴롭히는 일은 별로 없으나, 그 만큼 많은 대가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나같이 무능한 형태의 영업사원들에게는 내 영업비를 올인해버리면 그만큼의 실적은 확실히 보장되는 셈이니 우수 고객이라 할 만하다.

“아이고, 이경수 대리! 얼굴 잊어버리겠어. 이것 이제 장비 다 팔았다 이거야? 통 연락도 없고“

“허허, 이선생님도 그럴리가 있습니까? 이선생님께서 요즘에 수술도 많으시고, 또 김과장님은 요즘에 TV에도 잘 나오시고 해서 제가 좀 한가해지실 때를 기다린 거죠.“

“허허 이대리가 우리 생각 엄청 해주는구만!“

“여부가 있습니까? 근데, 장비 확충껀은 이제 고! 하시는 것으로 결정이 나신거죠?“

“뭐 대충 그렇지. 김과장님이 확~ 밀어붙이셨지 뭐. 음..이제 뭐 업체만 선정하면 되지“

“아니, 업체 선정이라뇨? 벌써 저희 장비가 몇대가 들어가 있는데요? 저희 것으로 계속 하셔야...“

“아, 잠깐. 그게 꼭 그런 것은 아니지. 장비마다 장단점이 있으니 이것 저것 골고루 있으면 오히려 장점도 많고, 뭐 그렇다고 이대리네 장비가 뭐 특별한 문제는 아니지만..그게..뭐....“

그렇다. 김과장과 이선생은 또 내게 뭔가 확실한 한방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 뭐 이번 달 영업비 어차피 머리아파서 영업도 잘 안하고 해서 몇백 남았는데, 한방에 넣어볼까?'라고 나는 순간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이번 주말에 김과장님, 이선생님 저희 집에서 동양화한판 어떠세요? 제 와이프가 궁중요리로 확실하게 대접하겠습니다!“

'아, 내가 무슨 말을 한거지 도대체....'

“어, 그래..이 대리네 집에서 동양화라..게다가 이대리 와이프가 요리를...음 뭐 그것 나쁘지 않구만“

김과장과 이선생은 다른 의사들과는 좀 다르게 동양화(고스톱)를 포커보다 더 즐기는 부류이다. 김과장, 이선생은 룸싸롱에서 아가씨들을 몹시 괴롭히고 난잡하게 노는 인간들이다. 게다가 일전에 와이프가 아파서 잠시 이 병원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 내 와이프(진경이)를 보고는 음흉한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근데, 내가 왜 그 인간들을 집으로 초대한 것일까?'

이선생과 약속을 확정하고 나오면서, 와이프가 진찰을 받으러 갔을 때 원피스의 무릎 아래로 들어난 늘씬한 종아리를 눈빛으로 핥아 올리 듯이 쳐보다던 김과장과 이선생의 표정이 자꾸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래 뭐 그 인간들이 나도 있는데, 그리고 내 아내를 어떻게야하겠어. 그냥 와이프 좀 고생시킨다 생각하면 되는 거야. 그래도 접대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그래야 뒷탈이 없어. 그리고 이번 기회에 진경이도 좀 떠봐야지'

난 퇴근길에 김과장, 이선생을 자주 접대했던 무빙블루에 들렀다. 최마담에게 대충 사정을 둘러대고 김과장, 이선생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홀복을 설명해주며 그 옷을 최대한 빨리 구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며칠 후 사무실로 준비된 홀복이 도착하였다. 쉽게 봐서, 모 드라마에서 나왔던 메이드룩을 생각하면 된다. 상의는 좀 타이트한 스타일이지만 그렇다고 노출되는 부분은 거의 없는 흰색 브라우스이고, 하의는 무릎위로 5cm정도 올라오는 스판형의 검은색 치마이다. 나는 그날 밤 와이프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한통을 사들고 들어가서 접대 부탁을 하였다.

“여보 이번 주말에 중요한 접대가 있는데, 당신이 집에서 궁중요리 좀 차려봐라“

“엥 갑자기 무슨 소리야? 집에서 접대라니?“

“아, 사정이 그렇게 됐어. 내가 요즘 실적이 너무 바닥인데..당신도 알잖아..요즘 경기 너무 않 좋은 거..근데 이번에 K병원 납품껀이 큰게 있는데. 그쪽 사람들이 집에서 화투나 치면서 밥먹자고 하거든“

“음..그럼 그냥 이것저것 시키던가. 출장 요리 부르면.....“

“아참 당신도! 그럴 거면 내가 말을 안 꺼냈지! 집에서 접대한다는 것은 최대한 정성을 보인다는 의미인데 그렇게 해서 일이 되겠어!“

“아..알았어...갑자기 왜 언성을 높이고 그래..당신도...“

“그..그래..내가 뭐 언성 높인 것은 좀 미안한데, 당신이 한번 좀 수고해줘라“

“그래요. 내가 뭐 그래도 궁중요리 몇가지는 잘 하니까. 당신 영업실적 팍팍 밀어줄께“

“하하 역시 내 마누라야. 그리고 도와주는 김에 부탁 한가지 더“

나는 와이프에게 준비한 홀복을 내밀었다. 그리고 최대한 정성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이 옷도 입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와이프는 옷이 너무 타이트하다고 난색을 표했으나, 노출이 너무 심한 옷도 아니고, 또한 그런 옷을 보통 누가 입는지 알턱이 없기에 못이기는 척하고 그 옷을 입겠노라 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마침내 접대를 하기로 한 그날이 왔다. 금요일 저녁 여섯시 나는 차를 가지고 K병원으로 향했다. 김과장과 이선생은 어느 때보다 나를 반가운 표정으로 반겼다. 그리고 이선생 밑에서 바닥을 기고 있는 레지던트 두 명 도 함께 우리 집으로 향했다. 그리 크지 않은 내차에 나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나 꾸겨 타고 40여분을 달려 우리집에 도착했다. 다른 때 같으면 이러한 이동 방식에 대해 벌써 서너 마디의 불평은 족히 늘어놨을 김과장, 이선생이 왠일 인지 덕분에 편하게 잘 왔다는 인사까지 건내온다. 직접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갈까 하다가 그래도 아내가 당황할 듯하여,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띵똥”

잠시 후, 비디오폰을 확인한 와이프는 어서오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환한 미소를 우리 일행을 맞이하였다. 문을 열어주는 와이프의 모습에 나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정말로 나의 접대를 확실하게 밀어주고자 한 듯하다. 원래의 긴 생머리는 미장원에서 중간 아랫부분을 곱게 말아서 굵은 웨이브를 주었고, 평소의 화장끼 없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무슨 신부화장이라도 한 듯이 꽤 두텁고 진한 화장을 하고 있다. 내가 마련해준 홀복은 아내에게 조금 작았던 듯하다.

‘아차 내가 싸이즈를 제대로 못 챙겼구나!’

긴팔의 상의는 아내의 팔보다 꽤 짧아서, 아내는 그것을 아예 칠부식으로 쭉 당겨 올려서 입고 있다. 특히 가슴부분이 많이 끼는 듯하다. 가슴 부분의 중간 단추가 양옆으로 5mm는 벌려져 있어 보인다. 그래서 아내의 풍만한 가슴이 더 도드라지고 있다. 하의는 원래 무릎위로 5cm올라가는 것을 예상했으나, 현재로는 10cm정도가 올라가 있고, 특히 아내의 골반 부분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형태이다. 이런 생각으로 잠시 말문이 막힌 사이 김과장, 이선생을 쳐다보니 아내와 정답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이고, 사모님은 오늘 보니 더 아름다우시네요”

“허허, 이것 이대리가 술먹다 매일 일찍 도망가려고 애쓰는 이유가 여기있군요 허허”

김과장과 이선생은 역시 눈으로 아내의 가슴골과 골반을 훑어내리면서 저급한 농담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내의 이미 준비한 상에 동그랗게 둘러앉았다. 우리 집 마루에는 지름이 1.5m는 될 듯한 동그랗고 큰 탁자가 있다. 이 탁자는 우리가 이사들어오기 전 주인이 버리고 간 탁자이다, 아마도 전력공사에 사용되는 전선을 감아두는 받침대를 두동강내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알뜰한 와이프가 그 탁자위에 레이스 달린 탁자보를 얹고 강화유리를 얹어서 계속 탁자로 쓰고 있는 것이다.

“아이고, 이것 이대리 사모님이 음식 준비하느라 너무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허허, 그러게요 김과장님. 제가 이대리한테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 하자고 했는데, 굳이 집에서 한번 쏜다고 하더니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하하하하....”

‘삼겹살에 소주라니, 정말 웃긴 작자들이구만. 암튼 실컷 쳐먹고 나중에 딴 소리나 말아라.’

저녁 7시 쯤 부터 술과 함께 시작한 식사는 모두들 어느 정도 술이 오를 때 쯤에 끝이 났다. 대략 9시는 되었을 것이다. 아까부터 레지던트 두 명은 병원 일인지, 집인지 계속 연락이 오는 듯 했으나, 선뜻 자리를 뜨지는 못하고 있다.

“김과장님, 오랜만에 동양화나 한판 하셔야죠?”

“어, 그럴까? 이대리.”

우리의 말에 와이프는 이선생 옆자리를 비집고 들어가서 상에 남은 빈 그릇을 큰 쟁반에 바쁘게 옮긴다.

“네, 그러면 상 빨리 치우고, 화투 마련해 드릴께요”

그 순간 이선생의 눈빛은 테이블 아래를 지긋이 향하고 있다. 와이프는 마치 스튜어디스가 기내에서 서빙을 할 때처럼 한쪽 무릎은 세우고, 다른 무릎은 바닥에 붙인 채로 열심히 접시를 모아 담고 있다. 아마도 이선생의 위치에서라면 무릎위의 10cm에서보다 적어도 10cm는 더 깊은 곳이 보일 것 같다. 이선생의 끈쩍스런 눈길이 매우 기분 나쁘게 느껴지면서도 나의 심박동은 왠지 조금 더 빨라지고 있다.

“아, 근데 사모님은 피부과를 열심히 다니시나? 피부가 너무 고우신데요.”

이선생 오른편에 앉아있던 김과장이 이선생 옆의 와이프를 힐끗 거리면서 말을 건냈다. 아마도 내가 이선생의 눈빛에만 신경을 쓰는 와중에도 김과장은 이선생 너머로 와이프의 다리와 목선을 열심히도 살펴본 듯하다.

“아이고 김과장님도 무슨 농담을,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가 무슨 관리는요. 아무튼 제 와이프 곱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야. 이대리. 농담이 아니야. 이대리 와이프 정도면 A급, 아니 S급이지”

“아하..감사합니다”

‘뭐야 이자식 내 와이프가 술집여자야? A, S따지게!’

“그쵸 김과장님 이대리 와이프가 전문적으로 볼때 S급이 확실합니다”

와이프의 치마 속에서 눈을 못 떼고 있던 이선생이 거드는 말로 끼어든다. 큰 쟁반에 한가득 접시를 담은 와이프는 힘겹게 주방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 뒤를 김과장과 이선생의 눈길이 끈적하게 따라간다. 아마도 큰 쟁반 때문에 약간 뒤로 빠져서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와이프의 둔부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운 듯하다. 잠시 후 상이 치워진 자리에 위스키, 마른안주 한 접시, 그리고 화투패가 놓여졌다. 나까지 다섯 명이 화투를 치기 시작했다. 와이프는 주방의 식탁의자에 앉아서 우리 쪽을 지켜보고 있다.

“여보, 뭐 과일이라도 좀 더 가져와봐”

와이프가 식탁에서 과일을 깍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김과장이 나선다.

“어, 이쪽에 앉아서 깍으세요”

와이프는 김과장의 말에 쟁반에 과일과 과도 등을 담아서 화투치는 테이블로 온다. 순간 김과장이 이선생을 옆으로 좀 밀어내면서 와이프를 이선생과 자신의 사이에 앉힌다.

“사모님도 심심하실텐데, 여기서 구경하세요. 제가 왕창따서 보너스도 드릴께요”

“네, 정말요? 감사합니다!”

놀랍다. 와이프가 나를 생각해서 인지 그 느글거리는 김과장에게 따뜻한 애교를 보낸다. 우리는 한동안 술을 마시면서 화투를 쳤다. 나는 내 역할에 충실하게 네 판에 세 판은 고스란히 판을 내우주고 있다.

“이봐 이대리. 자네 담배 피던 것 있으면 좀 가져와봐”

“네? 김과장님, 제가 담배를 안 펴서요”

“아 그랬나? 이것 담배가 없으니 패가 잘 안 풀리네”

김과장은 판의 절반을 다 쳐먹으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댄다.

“여보, 제가 슈퍼가서 담배 좀 사올께요”

와이프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한다. 그때 김과장이 와이프의 오른손을 붙잡아 내리면서 이선생에게 눈치를 준다.

“에고, 사모님께서 그러시면 제가 나쁜 사람 되지요”

“아닙니다. 제가 얼릉 뛰어갔다 오지요. 당신은 선생님들 안주나 잘 챙겨드리고 있어”

난 겉옷을 들고 집밖으로 나왔다. 집근처 슈퍼에서 담배 한 보루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 쪽으로 가기 전에 난 마루 쪽의 창문(우리 집은 골목 안에 위치한 옛날식 단독 주택이다)을 통해서 집안을 살펴봤다. 밖은 어둡고 안은 매우 밝아서 집안의 모습이 매우 잘 들여다보였다. 창쪽 모서리에서 집안을 살짝 살펴보니 테이블 반대편의 김과장, 와이프, 이선생 세 명의 모습이 정면으로 보였다. 근데, 와이프의 표정이 좀 이상하다. 아까부터 김과장, 이선생이 술을 권했으나 두 잔도 채 마시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얼굴이 발그레하다.

‘담배 사러간 사이에 또 술을 권했나?’

그러고 보니 몸도 매우 미세하게 비틀면서 들썩이는 듯하다. 순간 난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테이블의 밑을 유심하게 살펴보았다. 하지만 테이블 밑 부분은 이 쪽 편에 앉은 두 명의 레지던트와 테이블을 덮은 테이블보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 때 레지던트 한명이 주머니 속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다가 테이블보를 걷어 올려서 이쪽의 테이블보가 상위에 걸쳐졌다. 그리고 놀라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열려진 테이블로 사이로 검은색 홀복 치마를 입은 와이프의 매끄러운 무릎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위에 와이프의 손이 포개져있다. 그런데 손이 두 개가 아니고 네 개다. 자세히 보니 와이프가 무릎위에 손을 포갠 것이 아니다. 와이프의 오른편, 왼편에 앉은 김과장과 이선생이 와이프의 무릎 한쪽씩에 손을 올리고 있고, 와이프를 어쩔 쭐 모르는 모습으로 무릎 위쪽을 두 손으로 막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내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친다.

‘아 내가, 내가, 지금 왜, 내가 이 모습을 보려고 이들을 끌어드린 것인가?’

김과장의 왼손은 무릎 위를 막고 있던 아내의 오른 손 안쪽을 슬며시 파고들고 있다. 아마도 아내의 무릎의 감촉을 느끼면서 허벅지를 안 만져보고는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다. 놀란 아내는 김과장의 왼손을 잡아서 밀어내려고 애쓰는 듯 보였으나, 맞은 편에 앉은 레지던트들의 눈치를 보느라 크게 반응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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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이 앞의 담배 가게가 문을 닫아서 좀 시간이 걸렸죠?”

나는 현관을 열면서 큰 소리로 너스레를 떨었다. 김과장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생했다고 인사를 건낸다. 아내는 그 틈에 안주를 더 준비한다면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내의 치마가 무릎위로 심하게 올라가 있다. 아내는 양손으로 치마를 빠르게 단정하며 부엌으로 향한다. 부엌안쪽으로 숨어들어간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부엌으로 쫓아가보니 아내는 다른 안주를 준비하고 있다.

“아 저는 배가 좀 아파서 몇 판 더 쉬었다가 끼겠습니다”

나는 이 상황에서 화투판에 앉기도, 그렇다고 아내에게 무슨 말을 건내기도 어색해서 화장실에 숨어들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되가는 것인지...’

그렇게 5분여를 있다가 괜스레 변기 물만 몇 번 내리고 밖으로 나갔다. 아내는 여전히 주방에서 안주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준비 중인 안주는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어 이사람 모하고 있는 거지’

그때 고개를 살짝 돌리는 아내의 얼굴이 보였다. 그런데 아내의 얼굴이 좀 이상하다. 아까 안주를 준비한다고 주방으로 향할 때, 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만 해도 멀쩡했던 아내의 립스틱이 분명 옆으로 번져있는 것이다. 평소 화장을 잘 안하던 아내라 내 눈에는 립스틱 번진 자국이 크게 보였다. 나는 모르는척하고 화투판에 껴 앉았다. 그리고는 다른 네명의 얼굴을 살폈다.

‘어라. 이선생 이자식. 저놈 턱있는데 립스틱, 그것도 아내의 립스틱이 묻어있네? 그렇다면 이자식이 내가 화장실에 있는 사이에 부엌에서 아내에게 강제로 키스라도 하려고 했다는 것인가?’

그 때 레지던트 한명이 김과장에게 말을 건낸다.

“저, 과장님 최선생이 컨퍼런스 펑크낼 것 같은데요”

“뭐야 그새끼!”

상황은 이러했다. 외과의 최선생(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다)이 다음 주초 컨퍼런스 발표를 준비 중이었는데, 아마도 집안 일로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한 듯하다. 그래서 내일 중에 컨퍼런스 자료를 내부에서 최종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자료를 누군가 대신 정리해야할 상황같다. 여기 따라왔던 레지던트 두 명이 일단 병원으로 돌아가서 밤새 자료를 정리하기로 했다. 내 생각 같아서는 레지던트 한명만 보내도 될 것 같으나, 내가 낄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더 엿같은 것은 컨퍼런스에 쓸 자료 중에 우리 회사 장비와 관련된 부분도 있어서 그 부분도 내가 뭔가 도와야할 것 같다.

“어, 이대리는 우리랑 화투 계속 치고, 회사에 연락해서 말단 사원도 되니까 한명만 병원으로 보내줘. 그러면 여기 두 명하고 자료 대충 때울 수 있어”

방에 들어가서 회사에 연락을 해보니 마침 장비 교육을 끝낸 신입사원하나가 수배된다. 난 신입사원에게 속히 K병원으로 가보라고 지시를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마루로 나와서 이런 미친 소리를 내뱉었다.

“예 제가 두 분 모시고 병원가서 장비 자료만 정리해드리고 다시 속히 오겠습니다. 여보가 그동안 선생님들하고 패 돌리고 있어”

나는 집에 와이프, 김과장, 이선생만을 남겨두고, 레지던트 두 명과 함께 골목 밖의 큰길까지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걸려오지도 않은 전화를 받는 척하면서, 회사에서 갑자기 기술자가 준비되어서 병원으로 간다고 하니, 나는 다시 집으로 가겠다고 하고 혼자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는 아까처럼 마루의 창 모퉁이에서 집안을 살폈다. 김과장, 이선생이 와이프에게 뭔가 얘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커튼이 몰려있는 창 구속에 귀를 바짝 붙이고 안의 소리를 엿들었다.

“허허, 이대리도 없는데 이제 좀 편하게 있지요 사모님“

“무슨 말씀이세요. 김과장님. 그리고 이제 이러시면...“

“이제? 그럼 아까처럼 앞에 누군가 앉아있으면 치마 속을 더 탐험해도 되고요? 안 그런가요 김과장님?“

“그러게, 이대리 와이프 오늘 복장이나 행동을 보니 이대리 영업 확실하게 밀어주기로 작정한 것으로 이해했는데, 뭐 이정도면 이번 영업 뿐 만이 문제가 아니지. 안 그런가 이선생?“

“여부가 있습니까? 김과장님. S급 아닙니까? S급!“

“하하하하“

'아 도대체 일이 어떻게 이렇게......내가 이런 일을 만들고 있는 것인가....'

“아까 보니 사모님도 꽤 즐기시는 것 같던데, 이제 속 편히 즐겨보시죠?”

“그렇죠? 과장님. 제가 부엌에서 키스를 해주니 더 자지러지던데요”

“아니, 제가 언제요?”

“오호! 이선생. 그럴 수 있어. 나보다 먼저 입술을 맛보다니!”

“에헤 죄송합니다. 김과장님. 제가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년을 보면 위아래를 못 따져서”

“하하하, 하긴 이선생 자네는 항상 그래. 매사가 확실한데, 맛난 것을 앞에 두면 매번 그러더구만”

“대체 무슨 말씀들이세요. 남편 오기 전에 이제 돌아가주세요!”

“사모님이 뭘 잘못 생각한 듯 하네요. 컨퍼런스 자료 정리 다 마치고 이대리 올 때 쯤 대면 내일 아침 해가 뜨고 있을 텐데”

“허허허, 그러고 보면 최선생이 펑크낸 것 칭찬이라도 해줘야겠구만. 안 그런가요? 김과장님”

“자자, 진경씨라고 했죠? 진경씨 내말 잘 들어봐요. 이대리가 우리를 오늘 이리로 초대한 이유가 뭔 것 같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우리만 남겨두고 자리를 비워준 것은 또 왜고요?”

“그거야 두 분 병원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장비 때문에...”

“아아..그거야 그렇다고 칩시다. 뭐 최선생이 사고친 것이 있으니. 아무튼 오늘 우리를 이렇게 초대한 것은 이대리가 요즘 영업이 도통 안 풀려서입니다. 그건 아세요?”

“...........”

“사모님이 우리를 오늘 즐겁게 해주시면 이대리 영업은 앞으로 승승장구입니다. 제가 보장합니다!”

“오호, 이것 김과장님 보장이면 확실하지요. 우리병원 최대의 실력자이신데요. 이대리가 와이프 덕에 앞길이 창창하게 열리네요. 우하하하”

“음...이것 뭐...내 입으로 직접 이런 말까지 해야 하나? 나도 뭐 여기 오기 전에 이대리 와이프를 한번 어떻게 해보겠다고 생각하고 온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 여기 와서 보니 우리가 오늘 이대리 와이프를 품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더군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자자...아까 진경씨. 내가 진경씨 무릎위에 손을 얹었을 때 어떻게 했습니까? 밀어내는 척, 피하는 척 하면서도 가만있었지요? 혹시 내심 즐긴 것은 아닙니까?”

“맞습니다. 과장님. 저도 과장님 손길을 이대리 와이프가 즐기는 것 같아서 덩달아 치마속 맛을 좀 본 것 아닙니까? 아~ 뭐 손 맛 죽이더만 흐흐 어디 맛 좀 더 볼까?”

“왜, 이래요 어서 이손 치우세요!”

나는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 구석에 귀를 바짝 붙이고 숨어있었기에, 안에서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들리는 얘기만으로도 안의 상황이 충분히 짐작되고 있다.

“자자, 이선생. 너무 보채지 말고 좀 더 얘기를 정리하고, 확실하게 하자구”

“아..네...김과장님”

“음..뭐 진경씨가 아까 본인의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다고 하는데, 뭐 그렇다고 칩시다. 그러면 이것은 어떻습니까? 지금 입고 있는 그 옷 원래 진경씨 옷인가요? 아니면 혹시 이번에 입으라고 이대리가 가져다 준 것 아닌가요?”

“...아니..그..그걸 어떻게...”

“맞죠? 이번에 진경씨가 우리 대접할 때 입으라고 새로 마려해준 것이죠? 그 옷이 어떤 옷인지 압니까?”

“............”

“흐흐흐흐, 역시 김과장님은 노련하십니다. 이봐 그 옷 말이야. 그 옷은 김과장님과 내가 이대리에게 첫 거래를 열게해 준 그런 계기가 된 옷이야. 그 뭐 무빙블루인가하는 룸싸롱에 첨에 이대리가 우리를 접대한다고 데리고 갔는데, 그날 정말 보자마자 확 쏠리는 계집이 하나 있더라고. 그때 김과장님과 내가 동시에 그년에게 꽂혀서 술이고 뭐고 그년 베껴버리고 싶은 마음 밖에 안 들었거든. 그때 그년이 입고 있던 홀복이 바로 지금 니가 입고 있는 그 옷이야. 약간 비치는 흰색 브라우스에 타이트한 검은색 미니스커트, 한 마디로 메니아형 메이드룩이라고 해야하나? 하하하하”

“그래. 그랬지. 나도 뭐 꽤 놀아봤다고는 할 수 있는데. 사실 그때가 처음이었어. 룸에서 그것도 술도 별로 안 취한 상태에서 계집하나를 둘이서 따먹은 것은. 흐흐 그때 나랑 이선생이 그년 룸에서 한번 먹으려고 달려드니 그년이 쌩 난리를 부렸지. 다행이도 이대리가 백만원 짜리 수표를 그년 젖통에 넣어주는 바람에 순한 양이 되어버렸지만.....”

“아 역시 김과장님도 그 때 일이 생생하시군요 하하하”

“맞아. 아무튼 오늘 진경씨를 처음 본 순간 나는 확신을 가졌지요. 우리의 그런 일이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대리가 진경씨에게 그런 옷을 입혀놨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러니 이제 힘 더 빼지 말고 당신 남편 뜻대로 우리와 같이 맘 놓고 즐겨봅시다”

순간 아내는 말이 없다. 김과장과 이선생의 말을 듣고 아마도 내가 나의 영업을 위해서 자신을 이 두 명에게 상납했다고 여기는 듯하다.

“알았어요!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어요”

“오..이거..이대리 와이프 화끈하구만. 그래 조건이 뭐야? 김과장님과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것이면 뭐든 오케이야!”

“먼저, 사진이나 비디오 같은 것은 절대 찍지 마세요. 휴대폰으로 뭐 이상한 것 남기거나 하는거요”

“아아 그건 우리도 바라는 바지. 우리가 무슨 양아치도 아니고....그런 일은 우리도 싫어. 안 그렇습니까? 김과장님”

“그리고 더 중요한 건....이번 일 이후에 남편....의료기쪽 영업하는 한...확실하게 도와주셔야 해요. 회사내에서 실적이 가장 좋을 수 있게...”

“아, 뭐 그거야 처음부터 약속했던 것이니 걱정말아요”

“마지막은....제게 가장 중요한 것인데....이번 일 절대로 남편이 모르게 해주세요. 어디가서 떠벌리거나 하지도 말고요”

“허허 재밌는 얘기군요. 아까도 말했듯이 이번 일은 내가 보기에 이대리가 준비해준 자리인데 모르게 해달라니...”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제 뜻대로 안 따라주시면....”

“아아..그런 말은 아니고...좋습니다. 진경씨 뜻대로 이대리가 절대 모르게 함구하죠. 이제 됐지요? 자, 그럼 이제 슬슬 시작해볼까요?”

“.........................................네”

“흐흐. 김과장님 그럼 과장님부터 먼저 이년 끌고 방에 가서 편하게 즐기시지요?”

“아, 그럴까? 그럼 내가 먼저 맛 좀 보겠네”

“네, 저는 뭐 아까 입술 먼저 맛본 것으로 만족합니다. 하하하”

순간 아내가 매우 단호한 표정으로 또박또박하게 말을 꺼낸다.

“됐어요. 그냥 두 분 모두 함께 방으로 오세요”

“................”

“뭐, 뭐라고? 이년 봐라. 튕기더니 바란 게 이거구만”

“으흐흐흐, 뭐 좋아요 진경씨. 음....아니지 이제 뭐 나도 편하게 불러야 겠군. 그래야 서로 더 즐겁겠구만...............뭐 네년이 그런 것을 원한다면 우리야 더 고맙지. 안 그런가? 이선생”

“오 이거 뭐 오늘 김과장님의 전지전능하신 능력과 이대리의 희생으로 제가 홍콩한번 제대로 가겠네요 흐흐흐”

셋이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일어나 안방 쪽으로 가는 듯하다. 아마도 안방에 있는, 아내가 결혼할 때 마련해온 퀸사이즈 침대에서 본격적으로 무슨 일을 벌이려나보다. 나는 커튼 옆쪽으로 세 사람이 안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 현관 쪽으로 가서 문고리를 살짝 돌려봤다. 그런데 문이 잠겨있다.

‘아 이런 어쩌지. 아까 열쇠를 안 챙겨가지고 나왔는데............’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벨을 누를 수도 없다.

‘도대체 안방에선 무슨 일이........’

안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내가 몰라서 궁금해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우려하는 또는 나도 모르게 흥분어린 기대를 품고 있는 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 나조차 알 수 없다. 나는 마당 쪽으로 보이는 안방창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안방창문은 아침햇살을 피하기 위해 달아놓은 두꺼운 커튼으로 빈틈없이 가려져 있다. 나는 일단 조금 전처럼 창문에 귀를 바짝 붙였다.

“자, 이년을 어떻게 요리할까요? 김과장님”

“................”

“두 분 옷 벗으세요. 저도 벗을께요”

“아아...그건 아니지. 그건 재미가 없어. 일단 이리와서 나와 이선생 바지 허리띠, 지퍼 풀고 우리 물건 나올 정도만 밑으로 내려봐”

“흐흐 역시 김과장님은 확실하세요‘

“아 그리고. 너도 옷 벗지말고 있어. 원래 바나나는 한쪽씩 벗겨먹어야 재맛이거든”

“하하하하”

“..............”

“아 이년 목선보고 아까 얼마나 핥고 싶던지...”

“이선생은 역시 나보다 변태기질이 농후해. 아니 이렇게 탐스러운 젖가슴을 놔두고 목부터 먼저 핥아대고”

안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대충 짐작은 되고 있으나, 이 것 만으로는 도저히 답답하다. 나는 안방창문 이곳저곳을 훑어봤다. 그러다가 창문 오른쪽 위편 모서리의 벽에 뚫린 동그란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그 구멍은 우리가 이사 오기 전에 전 집주인이 안방에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하기 위해서 구멍을 낸 자리이다. 우리는 마루에 스탠드형 에어컨 하나만 가지고 있어서 이사 오고 난후에 안방창문 벽의 구멍이 골칫거리였다. 그러다가 정식으로 시멘트를 바르기도 번거롭고 해서 내가 쿠킹호일을 뭉쳐서 그 구멍에 대충 끼워둔 것이다. 난 마당 한켠에 있던 낡은 의자를 가져다가 창문 옆에 두고는 조심스럽게 밟고 올라섰다. 그리고는 조금씩 호일을 뜯어내면 빼내었다. 안방 안의 세 사람은 내가 소리를 거의 안내기도 했으나 자신들의 행위에 너무 집중하여 벽에 생기는 새로운 구멍의 존재는 전혀 모르는 듯하다. 구멍을 빼어내고 들여다보니 안방의 침실이 정확하게 눈에 들어온다. 에어컨 구멍이 바깥과 안쪽을 대각선형태로 뚫어놓은 것이어서 다행이도 안방의 모습이 잘 보인다. 아마도 처음에 에어컨을 설치한 기술자의 실력이 형편없는 듯하다.

안방에는 침대 옆의 스탠드만 켜져 있다. 그런데도 마당이 워낙 어두워서 안방의 모습은 마치 바로 눈앞에 펼쳐진 듯이 선명하게 보인다. 아내는 평소에 나와 함께 잠드는 침대의 발치에 걸터앉아있다. 고개를 뒤로 잔뜩 젖히고 두 손은 뒤로해서 짚은 채로 기대고 있다. 내가 바라보는 왼편에는 김과장이, 오른편에는 이선생이 각각 아내의 옆에 걸터앉아있다. 김과장은 왼손으로 역시 침대를 짚고 비스듬하게 앉아서 오른손으로 아내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다. 아직 브라우스 단추하나 손대지 않은 상태로 그저 브라우스 위로 들어난 아내의 젖가슴을 위아래로 쓰다듬어가며 주무르고 있다. 이선생은 김과장과 대칭이 되는 구조로 역시 걸터앉아서, 입으로는 연신 아내의 목덜미를 핥고 있다. 그런 김과장과 이선생의 아랫도리는 아까 김과장의 지시를 아내가 그대로 따랐는지 벨트와 지퍼가 풀려진 채로 팬티와 함께 무릎 위쪽까지 내려져있다. 이미 아내의 목이 침으로 번들거리는 것 같다. 이선생의 왼손은 아까 마루에서처럼 아내의 무릎을 잠시 쓰다듬더니 빠르게 손목부분까지 아내의 치마속으로 사라지고만다. 저 정도의 깊이라면 이선생의 손끝은 아내의 다리가 모이는 그 지점까지 거의 도달했을 것 같다.

“흐흐 진경아 좋냐? 아까는 엄청 튕기더니만 고개 바짝 젖히고 너무 느끼는구만”

“그러게요. 김과장님 이년 팬티도 좀 젖어가는 듯한데요?”

김과장의 말에 이선생이 아내의 목에서 입을 떼고 음흉한 표정으로 말을 받아친다. 이선생은 왼손을 좀 더 거칠게 움직여간다. 그 바람에 아내의 치마가 순간 위로 말아올려지듯이 밀려 올라간다. 이제 내게도 아내의 치마속에서 벌어지고 있던 일들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이선생은 몇 손가락으로는 아내의 보지 부분을 팬티스타킹위로 비비고 있고, 나머지 손가락으로는 팬티스타킹을 살짝 밀면서 팬티 속의 무언가를 만지려고 노력중이다.

“흐흐 이거 뭐 이년 보지는 일단 이선생에게 맡겨두고 나는 먼저 젖이나 맛봐야겠구만”

김과장이 상체를 조금 세워올리며 양손으로 아내의 브라우스 단추를 바쁘게 풀어해친다. 그러자 아내의 우윳빛 상체가 눈부시게 들어난다. 아내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든다. 그런 아내의 얼굴이 아까 마루에서 보다 한층 더 붉어져보인다.

“흐흐 가만 있어봐 이제부터 시작해야지”

김과장은 벌려진 브라우스 안으로 해서 아내의 등 뒤에 있던 브라의 후크를 단번에 풀어버린다. 그리고는 브라를 아내의 목쪽으로 밀어 올린다.

“오호 이것봐 이선생. 이년 젖. 이거 뭐 수박통이야”

“그러게요. 이거 뭐 처녀도 아닌데. 꼭지가 완전 분홍색인데요. 너무 흥분했나봐 근데 벌써 꼭지가 발딱인데요”

“어디 그럼 내가 먼저 맛좀 보자..어디..”

순간 김과장이 아내의 오른쪽 젖을 입에 물고 지분거린다. 그러면서 오른손으로는 아내의 들어난 허벅지를 떡 만지듯이 강하게 주무르면서 위아래로 비벼댄다. 순간 나의 아래쪽이 미친 듯이 뜨겁게 달아오름을 느낀다. 내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인지, 분노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이 상황에 내가 개입해서 뭔가를 할 수는 없다는,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갑자기 이선생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마도 팬티스타킹 위로의 그런 행동이 답답했나보다. 이선생은 아내의 발밑으로 몸을 약간 굽히더니 치마 속으로 양손을 짚어 넣는다. 그리고는 아내의 치마 속으로 팬티스타킹과 팬티를 단번에 잡아 내려서 벗겨버린다.

“흐흐 이선생 왜 이리 급해 선수가. 오늘 엄청 빠르네”

“아 그러게요 과장님. 제가 실은 지난번에 이년이 우리병원에 진찰받으러 왔을 때. 그 때 이년이 지나가면서 궁둥이를 살살 흔드는데 미치겠더라고요. 맘 같아서는 그냥 달려가...”

“흐흐 뭐 나도 그렇긴 했지. 이년 참 묘한 매력이 있어. 얼굴은 뭐 그렇게 미인형은 아닌 듯해보여도. 어딘가 귀엽기도 하면서도 묘한 색기가 느껴진다니까”

김과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선생은 와이프의 발치에 완전히 무릎을 꿇고 앉으며 아내의 다리를 양쪽으로 확 벌려버린다. 아내의 검정색 메이드 치마는 말려 올라간 채 아내의 골반쯤에 머물러 있다.

“야 이년 보지 역시 죽이는 구만요. 이정도 보지면 이놈 저놈 꽤 먹었을텐데, 색깔이 아직 뽀얗네요”

“하하 자네가 무슨 산부인과 담당이야? 보지만 보고 평가를 내리게. 일단 먹어봐야 알지. 안 그래 이선생?”

순간 이선생의 머리가 아내의 다리 사이를 파고든다. 아내는 움찔하며 짧은 신음을 토해내는 것 같다. 아내의 소리가 들린 것은 아니지만 아내의 몸떨림과 살짝 열려진 입술이 그 소리를 대신 들려주는 듯하다. 이선생은 두 손으로는 아내의 매끈한 종아리를 부드럽게 훑어내리며 입술을 아내의 보지에 지분거리고 있다.

“아 뭐 나도 참기 힘들구만”

김과장은 짧은 한마디와 함께 바지와 팬티를 아예 바닥에 벗어 던지며 침대위로 올라선다. 그리고는 이미 붉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육봉을 아내의 얼굴 쪽으로 가져간다. 순간 아내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놀란 모습으로 김과장을 바라본다.

“뭐? 지시를 해줘야해? 이거 뭐할지 몰라?”

“...............”

김과장의 말에 이선생이 고개를 번쩍 든다.

“흐흐흐 과장님도 저보고 너무 달린다고 하시더니만. 뭐해 이년아. 어서 빨아. 이대리 것 빨듯이 신나게 빨라고”

“흐흐 그러면 안 되지. 이대리 것 빨 듯이 하면 재미없잖아. 유부녀가 처음으로 하는 그룹섹스일텐데 그 것보다는 더 힘입게 해야겠지”

“하하하 맞습니다. 과장님”

아내가 잠시 머뭇거리는 듯하다. 그런 아내의 모습에 짜증이 났는지 이선생이 한쪽 무릎을 펴서 일어나며 아내의 얼굴을 오른손으로 밀어서 김과장의 육봉에 붙여버린다.

“아..자자..내가 넣을테니 이선생은 잠시....”

김과장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육봉을 잡고는 살짝 벌려진 아내의 입술 속으로 넣어버린다.

“오..오....그래 이느낌이야 이 부드러운....아....”

“흐흐 과장님도 그래도 이년 보지만은 못할껄요. 제가 계집들 보지 빠는 것 그저그런데 이년 보지는 무슨 꿀맛이 나내요”

김과장은 왼손으로 아내의 뒷머리채를 꼭 움켜쥔 채로 엉덩이를 앞뒤로 조금씩 움직인다.

“으..흐..그래?....그래도 이년 사까시 맛만은 아닐텐데...아...아...”

아내는 자세가 불편했는지 어느새 상체를 조금 올리고는 오른손으로 김과장의 육봉 아래쪽을 잡고 있다. 그 바람에 더 신이난 김과장은 엉덩이를 더 빠르게 움직인다. 이선생은 이제 아래쪽을 핥는 것이 실증이라도 난 듯이 왼손으로 아내의 오른편 젖을 주무르면서 아내의 왼쪽 젖꼭지를 깨물고 있다. 여기에서 보기에도 왼쪽 젖꼭지를 좀 심하게 깨무는 것 같다. 아내는 고통인지 희열인지 김과장의 육봉을 물고 있는 입술사이로 큰 신음을 쏟아낸다.

“아....아...하....”

“어..이것 이선생...이선생이 너무 그러니까...이년이 입술에 힘을 못 주잖나?”

김과장은 말로는 이선생을 타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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