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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씨........ 여기 당신 다이어리에도 분명히 써져있어요.

이래도 오늘 처음이라고 발뺌하시겠습니까?

다이어리에는 3월 1일 부터 모텔 이름이 적혀져 있어요. 그것도 대여섯개씩]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성매매단속을 하는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들고 말았던 것이다.

[김유미씨, 당신을 성매매특별법 위반혐의로 구속합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본인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시면 답변을

거부하실 수 있습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아빠(포주)와 숙박업자(모텔주인) 그리고 삼촌(운반책), 동료들,

손님(성매수자)들 까지 무더기로 걸려들었다.

아!!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11월 3일로 결혼날짜까지 잡아놓았는데 이를 어쩌면 좋단말인가...........

사실은 8월말로 그만 두기로 했는데 내 작은 욕심때문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한없는 후회와 절망감이 밀려들었다.

대수씨한테는 어떻게 말해야하며 부모님들과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무슨 얼굴을

든단 말인가..............

눈물이 주루룩............흐른다.

돈이 원수였다.

아니다 돈보다도 내 욕심이 화를 불렀다.

동료들 중에 직업여성은 거의 없었다.

30여명의 동료가운데 직업여성은 단 두명 뿐

다들 가정주부거나 여대생, 그리고 나같은 평범한 직장여성이었다.

처지는 다들 달라도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는 모두다 하나였다.

경제적인 어려움때문인 것이다.

나만해도 올해 결혼하기로 결정은 하였지만 막상 결혼하려니 비용이 없었던 것이다.

아빠가 20년 이상 근무해오시던 회사를 정년퇴직하시고 무엇을 하실까 오랫동안

시장조사도 하시고 신중하게 연구하신 끝에 조카중에 제빵기술자가 있어서

제과점을 하시기로 하고 개업한 후 1년은 순풍에 돚단배였다.

인근에 제과점이 없어서 거의 독점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년이 조금 지나고 나서 우리 가게에 시련이 닥쳤다.

근처에 P 바케트라는 메이커 제과점이 생겨서 심한 경쟁을 하게 되었다.

우리집은 체인점이 아니고 직접 빵을 굽는 빵집인데 반해 P 바케트는 본사에서

제공받는 빵을 주로 팔고 일부만 직접 구워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P 바케트가 시장의 인식이 아주 좋아서 우리집이 점점 밀리게 된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주게 된 것은 우리 동네에 대형할인점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L 마트의 등장으로 그 마트안에 빵집이 빵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기 시작하면서

우리집의 손님들을 거의 잠식해가버리는 것이었다.

P 바케트도 타격이 있었겠지만 그 집은 메이커 브랜드라는 장점이 있어서

나름대로의 고객이 있지만 우리집은 평범한 일반 빵을 P 바케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서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던 차에 L 마트의 등장으로

우리집의 고객만 잠식당한 것이다.

그런데 상품의 특성상 오래 보관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날이 지나면

결국 남는 것은 양로원이나 보육원 등에 기증할 수 밖에 없었다.

아까워서 그 다음날까지 남겨두다가 손님들에게 맛없다는 소리만 듣게 되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남는다고 안만들 수는 없었다.

남는 것 무서워서 소량을 만들다 보니 손님들에게 빵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고

늘 빵이 없다는 소문만 돌아 안그래도 적은 손님이 더욱 더 발길이 뜸하게 되었다.

결국 계속적인 적자를 견디다 못해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 했지만

이런 시장상황에서 누가 이 가게에서 빵집을 하려 하겠는가........

결국 다른 업종에 임대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빵집의 인테리어와 시설 등에

들어가는 비품비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 인테리어와 시설 등에 1 억 가까운 비용이 들었지만 한푼도 건지지 못하고

전세금만 되돌려받고 나와야 했다.

결국 아빠의 퇴직금 2 억 5 천만원 중 제과점을 처분하고 나니 남는 돈이 기천만원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장녀인 나만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지 내 아래도 세 동생이 지금 한꺼번에

대학을 다니고 있는 것이다.

내 바로 밑의 남동생이 의대 본과 4학년에 다니고 있고 그 아래로 여동생이

대학 3학년, 그리고 막내인 남동생이 대학 1학년 막 진학한 것이다.

세 동생이 등록금 내는 학기초에는 아빠가 사색이 되셨다.

등록금으로만 1천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것이다.

게다가 책값, 하숙비 등을 마련하시느라 옆에서 보기에도 너무 힘들어 하신다.

우리집은 지방의 K시에 살고 있는데

둘째와 넷째가 서울의 대학으로 진학한 것이다.

둘다 사학의 명문 Y 대에 진학하여 온집안의 자랑거리였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사연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지방의 명문 J대와 J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지금은 박사과정 3학기를 다니다가

집안의 경제적인 형편때문에 올해 더이상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입시학원의

영어강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강의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한달에 손에 쥐는 돈이 불과 40~50 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조그만 가게의 점원으로 근무해도 70~80 만원은 받을 것인데

그보다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결혼을 하기로 해서 결혼비용을 생각하면 도저히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는 것이다.

집안에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돈은 동생들 학비와 하숙비로 이미 다 없어지고

이제부터는 아빠가 게속 빚을 내서 조달하고 계시는 판에

집안에 한푼도 기대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더군다나 결혼생대인 대수씨는 지금 박사과정에 있어서 경제적인 능력이 안되서

나를 도와줄 처지가 못된다.

그러다가 올해 초에 눈에 번쩍 뜨이는 기사를 보게 된 것이다.

[월수 1000만원, 최고소득 보장, 한달에 20일근무, 연락바람] 이라는

길거리신문의 광고였다.

광고에 나온 핸드폰번호로 전화를 하였다.

어느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다.

비록 사무실이 아니어서 의아했지만 내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어서

약속날 아침부터 사우나에 다녀오고 검은색 투피스 정장을 차려입고

머리도 미용실에서 매만지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면접장소에 나갔다.

그 회사의 사장님(지금의 아빠)과 총무님(지금의 삼촌)이 나오셨다.

사장님은 제 사정부터 물어오셨다.

저는 솔직하게 지금의 처지를 말씀드렸다.

더군다나 면접보던 때가 올해 2월이어서 아빠가 동생들 등록금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빚을 내보았지만 구할 수 없었다.

그러다 겨우 우리집의 유일한 재산이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해결할 수 있었다.

그것도 등록금만 해결했지 당장 하숙비랑 책값 등을 또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나는 발등의 불인 결혼자금마련을 위해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할 형편인 것이다.

더군다나 한달에 1000 만원 수입보장하는 곳이라면 더더군다나........

사장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분명하게 한달 수입 최소 1000 만원 보장하신다고.

게다가 이틀 근무하고 하루 쉬는 방법으로 한달에 20일만 근무한다지 않는가.

사장님은 한술 더떠 나처럼 미모에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는 재원이면

한달에 1200 만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신다.

나는 어떤 궂은 일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사장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남자들과 놀아주는 일이란다.

점잔케 표현한 말이었지만 일종의 창녀아닌가.

하루에 다섯명이나 여섯명을 상대한단다.

나정도면 언제든지 여섯명이 가능하단다.

한명에 15~20만원을 받는데 수수료로 사무실에 3만원을 내고 그 외 밥값, 교통비 등

이것 저것 떼면 평균으로 한명에 13만원은 순수입이란다.

거기서 다시 옷값, 화장품값 등을 제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최소한으로 계산해도

한명당 10만원. 하루에 5~6명이니 최소로 5명 잡더라도 하루에 50 만원은

순수입이란다.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방법으로 근무하면 한달에 20일 근무니까 최소한으로 잡아도

1000 만원은 벌 수 있다고 한다.

귀는 솔깃한데 하는 일이 창녀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일어서려니 사장님이 명함을 주신다.

혹시 마음이 변하거든 연락달란다.

이 곳 K시 말고도 I 시에도 근무할 수 있단다.

이 곳이 고향이라 근무하기 곤란하면 아는 사람들이 없는 I 시가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그 곳에 합숙하는 아파트가 있어서 동료들과 함께 있을 수도 있고

혼자 있고 싶으면 월세 20만원으로 원룸에 있을 수도 있단다.

그런 소리를 뒤로 하고 나오기는 했지만 무척 불쾌했다.

상상도 못할 그런 일에 관한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불결했다.

대수씨를 만났다.

대수씨와는 대학 캠퍼스커플이었다.

대수씨가 군대에서 복학하여 나와 한학년이 된 것이다.

그것이 대학 2학년 때였다.

그 후로 8년을 연애한 끝에 올해 결혼하기로 한 것이다.

대수씨는 공부를 계속하여 지금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고 나는 작년 가을부터

입시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내 나이 28, 대수씨 나이 31이다.

대수씨와 결혼이야기를 나눴지만 대수씨는 대수씨대로 경제적인 능력이 없고

집안에서 도움을 줄 형편이 못되기 때문에 암담하기만 했다.

집이야 욕심내지 않고 전셋방에서 산다고 하고 벌어서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결혼비용을 아무리 줄여도 7~8 천만원은 필요한 것이다.

지금 형편은 7~8천만원은 커녕 7~8백만원 마련하기도 요원해보인다.

그런데 아빠가 빚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동생들의 하숙비와 학비 마련을 하지 못하셔서

셋째 동생에게 휴학을 강요하고 계신다.

둘째는 올해가 본과 마지막 학년이라 마쳐야 하고 막내는 올해 들어갔으니

휴학하라는 말은 못하시고 결국 3학년에 올라가는 셋째에게 말씀하신다.

한사람이라도 부담을 덜어보시려 한다.

내가 어떻게 도움이 되어보려고 하지만 맡은 수업이 적어서 겨우 한달에

40~50 만원 정도만 가져올 뿐이었다.

그것도 아는 선배에게 통사정해서 강의자리를 겨우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필 방학이라 동생들이 모두 집에 와있다.

셋째는 학교를 어떻게든 다녀보겠다고 아빠한테 사정을 한다.

집안 분위기가 우울하다.

더이상 대출이 안되니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보시려고 아빠가 타고 다니시던

승용차까지 중고차 시장에 내어놓았다.

결국 우리가 살던 집까지 팔려고 내어놓고 그 돈으로 작은 아파트 전세라도 얻어서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때마침 정부에서 부동산규제조치를 내리는 바람에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이렇게 상황이 암담해지자 사장님의 얘기가 떠오르는 것이다.

한달에 1000 만원, 1200 만원............

내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거금이었다.

한달이면 세 동생들의 1년 등록금이 해결되는 것이다.

6개월이면 내 모든 결혼비용이 해결되는 것이다.

눈 찔끔감고 미친개에게 물렸다고 생각하고 해버려...........

6개월만 내 인생에서 없던 세월이라고 생각해버려...........

아!! 이를 어쩌나...........

하기는 그런 일 외에는 한달에 1000 만원이 넘는 거금을 누가 줄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내 몸뚱아리로 벌지 않으면 그런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다.

하루 이틀........................

뒤척이고 괴로워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몸 버리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미 남자경험은 대수씨하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갖지 않는가.

다른 남자들이랑 더 많은 관계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몸에 몇번했다고

새겨지는 것도 아니고 잊어버리면 될 것 아닌가.

물론 불쾌하겠지만,

자존심 심히 상하겠지만,

그만한 거금이 댓가로 주어지지 않는가..

더구나 I 시에서 일하면 누구도 알 수 없을 것 아닌가.

몇날 몇일을 고민한 끝에 일단 한달,

아니 사장님이 단 며칠이라도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그만두어도 좋다고 하셨다.

아니면 그만 두면 될 것 아닌가..

그래 그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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