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는 새로운 기분으로 새벽공기를 마셨다.늘 같은 느낌이 아닌 뭔가 많은 것이 달라진 이질감마

저 느껴지는 새벽공기를 코에 가득 들이키며 만 12시간에 벌어진 쉽사리 믿겨지지 않는 일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우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아직 우리의 몸은 결합된 상태였다.엄마의 질은 너무 수축이 강

해 엄마가 내보내지 않은 한 나 스스로 나오긴 힘들었다.

아직 땀에 젖은 우리의 알몸을 애무하는 새벽공기의 시원한 감촉과 바같이 점점 환해져가는 걸 그렇

게 서로 마주보고 누운자세로 여전히 한몸이 되어 관조하는 시간동안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와 계획들을 

다정히 속삭였다.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엄마의 머리속에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계획이 비교적 현

실감있게 짜여져 있었다.

엄마에의 욕구와 사랑만으로 넘친 나에 비해 엄마은 역시 어른답게 많은 고민과 갈등을 통해 여러 가

능성있는 계획들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그 순간은 어쩐지 엄마가 귀여운 내 여자가 아니라 엄마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는 바로 모든 속성을 다 가진 엄마였기에 다른 색깔의 엄

마모습이 사랑스러워졌다.

새벽부터 누나들이 일어날 시간까지 엄마와 그렇게 한몸으로 결합된채 나눈 대화를 통해 난 사랑이 

강해질수록 또 단단해질수록 그 이면엔 책임이라는 부분이 뒤따른다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역시 그당시의 나는 아직 유치하고 감정에 많이 치우치는 엄마에 비해 한참 어린,그래서 한동안 남편이

라기에는 아직 엄마의 품이 필요한 아들에 가까운 연인이었던 것이다.

잠은 하나도 자지 않았지만 학교로 향하는 기분은 정말 상쾌했다.현우와 민호도 내 이야기를 듣고 자

기일처럼 좋아해주었다.얼마나 내가 이날을 원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우리는 방학식을 마친 

후 오랜만에 이태원으로 향했다.어느새 우리의 취향이 적나라한 화보나 만화쪽보다는 이제 인세스트 스

토리가 있는 소설이나 경험담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미 경험을 하고 있는 마당에서 말초적인 본능을 자극시키는 과장넘치는 스토리가 아니라 우리와 감

정과 경험을 공유하고 우리에게 근상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가지도록 용기와 지혜를 줄 수 있는 그

런 책은 흔하지 않았다. 이태원에 몇군데 있는 외국서적서점은 한국에 관광온 외국관광객들이 많이 들리

는 곳이라 소설류가 당연히 많았다.거기에서 몇가지 근상소설들을 찾아낸 다음 서울역으로 향했다.

서울역앞에는 포르노서적을 미8군에서 빼돌려파는 작은 구멍가게수준의 서점이 3군데 있었다.내가 가

장 좋아하는 책은 "FAMILY LETTER"나 "FAMILY LOVE", "FOBBIDEN LOVE AFFAIR" 등의 월간 잡지였다.그런 

잡지들은 공통적으로 근상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경험담과 여러 근상 주제에 대한 미국학자들의 의견과 

토론이 실려있었다.당시 그런 영어잡지들을 해석해가며 우리의 영어실력은 상당히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문법적인 문장이 아니라 실용적인 문장과 동사의 쓰임이 다양한 그런 책을 해석한는 일은 우리에게 

틀에 얽매이지 않은 영작실력까지 높여 주었다.

고3이 끝날무렵 우리는 거의 200여권이 될 정도로 방대한 근상관계책을 모을 정도였다.그런 책들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근상관계가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절대적으로 공개되어서는 안될 정도로 강한 

사회적인 타부로 굳건히 정해져있지만 성이 점차 개방화되고 터부가 무너지며 새로운 사회로 발전해가는 

구미의 여러나라의 경향들은 우리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었다.

여름방학동안 우리 셋은 민호네 집에 매일 모여 공부와 우정쌓기에 열중하고 있었다.우리가 우리를 

사랑하는 상대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바로 공부였기 때문이었다. 여름방학때 현우엄마가 약해진 

몸때문에 출판사를 남에게 넘겼기 때문에 이후 현우도 우리와 같이 낮이면 다른 가족들의 눈을 피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밤이면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안방으로 숨어들어가야만 하던 내 생활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여르방

학이 끝나기 전 엄마는 가족회의를 소집해 새롭고 모험적인 결정을 내렸다.당시 건물에 비해 대지가 굉

장히 넓던 우리집에 욕심을 내던 부동산에 당시로서도 꽤 높은 가격으로 팔아 개발예정지로 발표될 가능

성이 있었던 수원 경희대캠퍼스주변에 밭 오천평을 사기로 했다.

작은누나도 고3이고-공부욕심이 특히 많던 작은누나가 대학에 합격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나도 곧 

대학생이 될 텐데 그렇게 대학생 2~3명의 학비며 용돈,그리고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미용실에서 나오는 

수입이 너무 작았다.그래서 당시 복부인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엄마친구의 권유로 그 일을 결심하게 되

었다.누나들은 엄마의 제안에 걱정이 앞서는 것 같았지만 엄마의 결정을 존중했다.

나는 엄마가 내 여자가 된 후 빠른 시간사이에 엄마의 숨어있던 새로운 모습이 발현되어가는 것을 

바로 옆에서 느끼고 있었고,또 그런 엄마의 새로운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기에 엄마의 제안에 전폭적인 

찬성을 보냈다.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여자는 위대하다.어쩌면 그런 짧은 시간에 많은 시간동안 자신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얽히며 만들어놓은 그 단단한 틀을 용기있게 깰 수 있는 건지!

누나들은 미용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조용한 셋방으로 들어갔다.반지하라는 점만 빼면 상당히 

괜찮은 조건의 집이었다.거의 지금의 원룸스타일로 된 그 집을 꾸미고 나니 누나들이 무척 좋아햇다.나

와 엄마는 미용실에서 창고로 쓰고 있던 꽤 넓은 공간을 치워 방으로 개조했다.아침만 누나네 셋방에 모

여 해결하고 나머지 시간들은 자유가 보장되는 이저때문에 누나들은 오히려 그걸 바란것처럼 즐겁게 생

활했다.큰누나의 친구들도,작은누나들의 친구들도 수시로 들락거렸다.

그리고 나와 엄마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저녁 9시이후부터 아침까지 남들의 시선과 관심에서

부터 완전히 격리된 공간에서 우리는 신혼생활을 시작했다.아내는 지금도 미용실에서 시작한 우리의 신

혼생활을 가장 아끼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 정도로 우린 단한순간이라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은 적

이 없었다.

내팔에 머리를 베고 잠든 아내의 그 이쁘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팔이 뻐근한 아릿한 통증과 함께 아

침햇살속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정신적인 만족감과 행복감을 주는 지.다른이들에게 표시할 

수 없다는 제약따위를 의식하기에는 너무나 큰 신의 선물이었다.나와 아내는 무신론자이지만 그즈음에는 

부처님,예수님,산신령님에게도 감사를 드렸다.그리고 이 행복이 계속 이어지길 기회닿을때마다 빌었다.

마흔하나의 원숙할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일곱의 나와 똑같이 사랑에는 초보였던 아내의 본능은 급

격히 개발되고 불타올랐다.생각해보면 얼마나 멋지게 궁합이 맞았든지.밤이면 밤마다 우리의 끊임없는 

호기심의 충족이 수없는 탐험으로 이루어졌다.특히 정신적인 교감이 있는 날이면 특별히 아내는 오르가

즘에 오줌을 쌀 정도의 강렬함에 실신이 몇번이고 반복되었다.

사랑하는 여자는 아름답다.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내 눈에 는 아름답지만 그 당시 엄마

의 아름다움은 단 비 맞은 꽃처럼 화사하게 개화하고 있었다.보는이마다 감탄할 정도로 탄력있고 젊어져

가는 가운데 비밀을 간직한 신비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져 나마져도 어쩔수없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화장법도 예전의 소녀같은 엷음 일색의 화장에서 좀 더 과감하고 진해져갔고 거의 매일밤 나와의 

사랑의 과정을 통해 몸매도 변하고 있었다. 청바지를 입으면 20대 후반의 큰누나의 언니로 모든사람이 

볼만큼 달라진 아내의 변화에는 내게 맞추려는 아내의 남모르는 노력이 숨어있었다.

근상관계 특히 모자간이 연인이나 부부가 되면 가장 큰 문제가 밖에서 데이트하는 것이다.나이차이

가 역력하면 사랑을 키워가기가 정말 힘들다. 지금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남녀역혼도 유행이라지만 그

당시만 해도 나이차이가 눈이 보이는 쌍은 많은 곱지 않은 눈길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그래서 여자쪽은 

운동과 세련된 화장술, 그리고 필요하다면 성형수술도 피해서는 안된다.남자쪽은 나이를 더 들게 보이기 

위해 정돈되고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교양과 세련된 매너,그리고 발성연습이 필요하다.

진정한 사랑을 지키고 가꾸어가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그런 노력없이 순간의 욕정과 쾌락을 

위해 근상관계를 시도하는 것은 자신과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책임과 노력이 없는 사랑에의 

시도는 어떤 종류의 사랑이건 죄악이다.많은 근상관계에서의 사회적 문제의 시발점은 이런 사랑없고,책

임과 노력없는 것에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것이다.

고2 여름.현우와 이모의 비밀이 노출되었다.그일로 인해 현우와 이모는 야밤도주를 했고,현우는 학

교를 2주일이나 빠졌다.간신히 연락이 닿아 민호와 내가 찾아가보니 미리이모가 이혼할때 받은 돈은 제

법 많아서 현우와 이모는 구로동에서 번듯한 집을 구해 살고 있었다.

둘은 아예 집과 인연을 끊고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고 있었다.현우부모와의 대면을 주선한 내 아내와 

민호엄마의 중재로 현우부모는 당분간 현우와 이모의 동거를 용인하기로 결정했다.현우와 미리이모 사이

의 정과 사랑이 너무 강해서 억지로 떼어내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고 결론내린것이다.

대방동에 작은 아파트를 구해 옮긴 두사람은 이후로 공인된 부부생활을 하게 되었다.늘 나를 부러워

하더니 정말 집들이날 본 두사람의 모습은 너무 행복해보였다.그해 겨울 미리이모는 내 아내의 미용실에

서 메이크업기초를 닦고,아내의 소개로 방송국에 취직까지 하게 되어 둘의 결혼생활은 안정을 찾아갔다.

2부에서 소개하겠지만 현우와 이모의 동거에 가장 맹렬한 반대를 고수했던 현우의 엄마가 우리 근상

회 모임이면 이모와 함께 나란히 현우의 양옆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옛날 그 생각에 절로 쓴웃음이 난

다.

고3 봄.민호누나의 가출이 있었다.엠티갔다가 예상보다 하루먼저 집에 도착한 민호누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엄마가 민호와 한덩어리로 엉켜 민망한 신음과 교성을 지르면서 민호에게 콧소리로 "자기!여

보!"하는 충격적인 장면이었다.이미 눈이 마주친 세사람의 불안한 밤은 이내 민호누나의 가출로 이어졌

다.

민호와 민호엄마의 간절한 애원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옷가지만 들고 가출한 민호누나는 내가 

방과후마다 일주일이나 찾아다닌끝에 친구의 자취방에서 발견했을때는 완전히 사람꼴이 아닐 정도로 상

해있었다.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나와 민호가 갖은 방법과 대화로 이틀만에 겨우 집에 들어오는것까지 설

득한 민호누나는 현재는 한번 결혼을 실패하고 민호의 한 옆구리를 책임지고 있다.